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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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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회 작성일 18-09-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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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섬

도골


붉으죽죽한 파도가 
시속 몇십킬로미터로 출렁거리는 밤이다

어쩌다 표류하게 된 것일까

잠수함 같은 배가 수시로 들락거리고
승객들은 행선지를 가슴에 품은 채 오른다

힘 없이 하선한 이들은 
파도가 잠잠해진 사이
도착할 곳을 향해 풀린 노를 젓는다

부딪히는 것들을 자기것으로 만들었다가 
내동댕이 치는 숙성된 바람

준비된 섬은 
외롭지 않지만 쓸쓸하다

파도의 원활한 지나침을 위해 
뭍에서 떨어진 곳에 만든 섬
주인은 있지만 그를 알 수 없는 섬
많은 인연이 오가지만
누구도 인연이 아닌 점

바다가 뭍이기를 바라는 사나이처럼  
하루를 갉아먹은 도시어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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