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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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래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32회 작성일 18-10-15 14:56본문
산다는 건
봄날 지천으로 솟아오르는 풀, 꽃봉오리의 榮華를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추웠던 겨울날 눈보라를 어떻게 견디었는지 생각하고
그들의 욕심 없는 散華를 실천하는 것이다
산다는 건
윤기 흐르는 여름날 나뭇잎과 쉼 없이 흐르는 강물에 안락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무섭도록 내리치는 소낙비의 희생을 생각하고
그것과 나의 차이를 알아보는 것이다
산다는 건
가을날 단풍을 즐기고 그들의 잔해를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본 가을처럼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가끔씩 그들이 보고 싶을 때 열어 보는 것이다
산다는 건
눈 쌓이고 물이 얼어붙는 추위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묻혀버린 나의 幻影을 찾아내고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다
산다는 건
희망과 절망이 나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을 오가는 것임을 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게 한다는 것임을 믿는 것이다
댓글목록
사이언스포임님의 댓글
사이언스포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토록 예리하고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하는 시에 감동하고 갑니다
다래순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