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가을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18-11-10 07:46

본문



오랜만에 밤다운 밤이다. 조용하고 깊은. 창을 열면 어둠 감싸인 푸른 달 서역으로 간다. 노란 낙엽들 가로등빛 아래 촛불심지 마감하듯 딸랑거린다. 


바다가 가깝게 느껴진다. 철썩 철썩 파도소리 들리지 않아도, 동해바다 속 검푸른 海心에 들어앉아 무거운 수압을 느껴 보는 밤.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된 편지처럼, 잎들은 모래알 헤아리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툭 툭 깨진다. 어제도 오늘도 간절한 하루였으나, 저 빨간 목숨은 물러가는 파도보다 늘 한 치가 짧구나. 소리로만 남은 유리창에 흐느끼는 나방 날개 차갑다. 내게 부딪치는 민달팽이 하나 죽은 잎 위를 기어간다.


나는 밤이라는 거대한 폐선 안에 있다. 멈추지도 가라앉지도 못하는 그 뻥 뚫린 배 옆구리로 먼 파도소리 투과하여 오는. 그 안에 있으면 시린 별빛도 그저 익명의 수취인 되고 마는. 의미 없는 글자들 끄적거릴 수밖에 없는. 오늘밤 별빛은 조용한 불꽃놀이로 돌아온다. 


펜을 잡은 내 손가락 끝에서 발가락까지, 누이여, 머언 바다 네가 말라죽은 그 많은 섬들. 소금기둥으로 굳어 버린 파도의 긴 역사歷史, 밤의 심장 되어 손에 닿을 듯 내 귀 안에서 어여삐 너 쾅쾅 울리는데


오늘밤, 섬들마다 버려진 꽃들 싱싱한 색채 얻어 투명한 소리로 아우성치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