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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18-11-19 00:06

본문





저 수평선이 가을빛깔이라 단풍잎 닮은 배 한 척 하늘을 걸어간다. 끝이 타들어 가는 깃발 하나 벽화처럼 이마에 걸렸다.

  

소서小暑와 대서大暑 사이를 입 닮은 잎에 초경같은 빨간 그울음이 묻었다.

  

물빛깔이 만리향이라 하얀 등대, 바위에 달라붙어 正午처럼 위태롭다. 동백나무 잎에 폐선 하나 날빛에 걸려 돛 활짝 펼쳤다.

  

바다물결 위에 유리창들이 떠다닌다. 그 문을 열고 익사한 동백꽃잎들이 춤추며 나온다. 형체를 모르도록 황홀한, 대궁 없이 꽃술로만 존재해야 부패한 꽃잎들이 형상 갖기 시작한다.

  

어둠과 달빛과 섬이 함께 벌린 적막한 손바닥, 그 좁은 손금 따라 나고 자라고 죽어 가는 것들이 보였다.

  

가을하늘 바깥으로, 내가 눞은 가지 끝에 닿아서야 비로소 들려 오는 것이 있었다.

  

청설모는 제 몸이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멀리 수평선과 섬이 나누는 투명한 대화 사이 사이 빈 틈일 뿐이라는 것 잠시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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