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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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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5회 작성일 18-11-1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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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첫사랑/안한승

첫사랑이  갈대숲에
나뒹구는 가을이었다
별빛에 굴절된 바람소리가
만개한 안개꽃 향기에
스멀스멀 죽어가는 가을밤이었다

옹골진 우주의 언약과
결혼한 안개꽃 소녀,
벌거벗은 채로
그녀는 이렇게 기도했다

인간과 동식물의 감정을
통제하는 신이시여
시간과 공간과 우주를 주관하는
무한신이시여
내 순결한 처음사랑을 드리옵니다
내 첫키스를 받아 주옵소서
이별없는 내 영혼의 키스를
부디 마셔 주옵소서

그것은 사랑이었다
붉은 포도주에 취한
안개꽃다발의 아픈 첫사랑이었다

그날밤
피빛으로 물든 샛강나루터에서
미혹의 바람소리를 등에 업은
안개꽃들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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