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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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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7회 작성일 18-11-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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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눈 대신 창백한 빗줄기가 허공을 가르던 겨울아침.

 

은빛 균열이 눅눅한 허공 침투하던 아침.

 

담쟁이 덩굴 죽어가는 소리로 우산 펼친, 그 거리 끝에 다다라 기차를 탄다.

 

오지 않는 기차란 없다. 다만 기다림이 너무 느릴 뿐.

 

살아 있는 좌석에 몸을 눕히고, 창밖으로 지나가는 절기를 엿본다.

 

기차는 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았다.

 

지나간 가을이 부끄러웠고,살아간다는 것에 이렇게 수많은 호흡이 필요함이 부끄러웠다.

 

하여 나는 저렇게 조그만 목소리로 땅을 적시는 빗줄기들 중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되었으면 하였다.

 

기차는 죄의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간이역 몇 개를 벌써 지나쳤다.

 

바다를 몇 개 지나쳤다.

 

비는 계속 내리고 立冬이라는 기차역에 다다라 잠시 정차한다.

 

아무도 내리지 않는다. 살아가야 할 날들이 남은 까닭이다.

 

기차는 어딘가 종착역을 향해 달린다. 세상에서 가장 높고 외로운 역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산협 일렁이는 구름 뚫고 위로 위로 올라간다. 자작나무들이 혈관을 베고 하얗게 서 있다.

 

차창 밖은 아직도 춥다. 네가 숨은 달이 나를 쫓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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