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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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8회 작성일 18-11-21 11:26본문
길 위의 사유
은행나무아래 한 사람이 걸어갑니다
열매들 짓이겨져 형체를 알 수 없습니다
여름날 골똘했던 생각들이 흩어져
몇은 물웅덩이에 빠져 있고 또 몇은
터져서 허연 뇌가 드러났습니다
이제는 검게 변한 바닥위로
수많은 것들이 지나갔습니다
길 위의 사유는 언제나 불안했으므로
온전한 것들도 발길에 채여
찻길에서 처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저마다의 무게로 또렷이 찍힌 발자국들이
어딘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깊을수록 사유는 더 단단해지겠지요
상처를 덧낼수록 견고하게 아무 듯이
은행나무 아래 오래 서성이던 한 사람이
보도블록위로 걸어갑니다 소슬바람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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