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관계 > 창작시의 향기

삼각 관계 /브르스안

겨울 철새의 바람 뭉치가
가로수길의 샛노란 은행잎에
으스러질 때,
겨울 햇살의 자양분과 결속한
연보랏빛 삼각함수 덩어리들,
그들의 주장은 이러했다

''우주의 그리움이 별을 낳았습니다
  별빛의 외로움이 지구를 낳았습니다
  지구의 푸르름이 세상을 낳았습니다
  셋이 모여 비밀의 화원이 되었습니다
 
  에로스와 플라토닉, 아가페,
  셋이 묶여 초연한 살구꽃을 피웠습니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헌신,
  그들의 물결은 바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다의 사랑은 애증이었습니다
  바다의 우정은 시기와 질투였습니다
  바다의 헌신은 절망이었습니다
  그들의 충돌은 겸허한 비극이 될 것입니다'' 

그들의 외침은 진실이었다
겨울 바다 수평선 저 너머,
흰 돛단배에 실린
노을빛 파도의 흔적들이
술에 취해 비척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