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죽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삐에로의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18-12-08 21:29본문
나는 매일 죽는다
이승용
머릿속 틀어박힌 비늘들을
회칼로 살과 함께 도려내거나
기억을 역류시켜
잔뜩 토해내고 싶은 날
아가미까지 얼어붙어
이제 더는 설명할 길이 없네
할 수 있는 건 끔뻑거림 뿐
어김없이 산 능선에 걸린 태양과
시려오는 두 눈뿐
축축한 눈알을 뽑아
가지런히 닦는다
내 내장을 들춰내
바닥에 내팽개치면
창 너머 세상도
검게 탄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다
어서 내 안으로 들어오너라
나는 준비가 되었으니
내 몸을 동강 내어라
바닥을 덮은 내 영혼이
레드카펫을 만든다
많은 이들의 발자국이
그 앞에서 끊어진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