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에서 부르는 노래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두물머리에서 부르는 노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75회 작성일 18-12-14 01:29

본문



두물머리에서 부르는 노래



어지러운 마음 가라앉히는 투명함을 저 물 속 깊이 가라앉은 마을에서 찾는다. 소리조차 익사한 그곳. 청록빛의 시간이 겹겹이 잎을 피워 올리는. 나는 연꽃잎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벌레 한 마리 윙윙거리며 허공 속 궤적을 황홀로 탕진하는 것처럼, 연꽃잎 위에 고인 이슬방울을 나의 이승으로 알고 살아왔다. 저 이슬방울의 투명함이 나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내 얼굴 눈 코 입 모두 사방 벽 없는 저 방으로부터 온 것이다. 이술방울에 가녀린 핏줄로 매달린 폐선이 슬쩍 햇살을 자른다. 스펙트럼이 분해하는 빛의 입자들이 형형색색 내 정적 안으로 들어온다. 불청객을 맞이하는 법을 나는 아직 모른다. 그래서 무조건 살을 맞대고 함께 몸부림치는 것이 나의 습벽이다. 정적이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며 나를 읽고 있다. 나는 연꽃잎 하나 무게만큼 폐선을 받아들인다. 두물머리에는 마음을 잊어 버린 마을이 가라앉은 호수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여기서 갈라진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하구, 짠 바닷물이 예리하게 강물을 침범하는 그 장엄한 정경을 그리워한다. 서로 섞이지 않는 것들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법이다. 나의 영육도 여기서 갈라지리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결국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것이리라. 두물머리에서 나는 바라는 것 없이 댓가 없이 사랑을 잃는다. 그러고서도 더 잃을 것이 없을까 곰곰 생각해 보노라면, 하루가 어느덧 절정으로 다가가고 있다. 사방 둘러보아도 온통 물이기에, 청청한 물새들이 한가지 빛깔로 모여 목놓아 한여름을 부른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강의 젖줄을 만드느라 사라진 마을들이 배경 음악이 되어
잔잔히 흐르는 두물머리가 가슴속으로 애잔하게 스며드는 아침
잘 보고 갑니다 자운영꽃부리 시인님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두물머리에 가 보니 온통 물에 연꽃에 물비린내만 가득하더군요. 그 기억을 되살려서 써 보았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Total 2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