連伊 II - 달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51회 작성일 18-12-28 00:00본문
달밤
이 어둠 속 협곡 어디쯤에선가 산사나무가지가 이유 없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가파른 달빛은 환하지만 그 속은 비어 있다.
작은 움직임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듯
마음의 예각을 세우고,
어둠 속 깨어나는 나의 몸 세포 하나하나 속에 쩌렁쩌렁 連伊가 울려퍼진다.
나의 몸 세포 하나하나 속에 連伊가 조그맣게 몸을 일으킨다.
나와 나 사이 거리만큼이나
차갑게 타오르는 달빛 속 가난한 흰 새털구름.
머언 예전에 連伊의 몸을 이루었던,
지금은 저 까마득히 스스로를 높인 달빛 속에 흩어지고 마는.
나의 몸이 저 투명한 달빛의 옷을 지어 입고,
連伊와 마주앉아 가난한 달빛의 밥을 먹고,
連伊가 날 선 달빛 그 소리를 쓸쓸한 싸리나무꽃잎으로
내 마음 안에 빚어내는 동안,
여러 드난한 시절이 이 한 밤 속에서 쉴 새 없이 겹쳐 지나가고 있다.
푸르스름한 쪽빛 물들인 날개 조용히 접고
거미줄보다도 가벼운 여름밤을 등에 진 서역西域의 벌레들이
여기저기서 울고 있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파른 달빛은 ....
너무 좋아요
싸리나무꽃잎, 드난한 , 쪽빛, 등에진, 거미줄,여름방, 새털구름
제가 다 좋아하는 시어입니다.
저는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아주 좋아합니다.
이토록
달밤의 노래를
달이 꽉차도록 노래하시는 ....시인님^^
감사합니다.
자운영꽃부리 시인님
즐거운 하루 되셔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표현해도 표현해도 미진한 듯 느껴지는 달빛이네요. 함께 달빛의 옷을 지어 입고 달빛의 밥을 마주 앉아 먹는 연이가 그리워지는 밤이네요.
붉은선님의 댓글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훤한 대낮이 달밤에 발을 담근것 처럼 고요해 집니다~^^
자운영님 좋은 시 감상했습니다
춥습니다 건강하세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번 붉은선님 시를 올리셨다가 지우셨던데 차차 읽으려고 하다가 절반만 읽고 말았습니다. 아주 좋은 시로 느꼈는데 올려주세요. 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