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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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316회 작성일 19-01-03 09:56본문
빼앗긴 이름
나싱그리
어느 해 겨울
추수가 끝난 들판과
아침 연기 피어오르는 지붕이
하얗게 눈발로 흩어지던 날
나는 이름을 빼앗겼지요
혐의자는 아주 가까이 있었지만
자선사업가처럼 친절한 척 했지만
나의 이름을 차용한
그는 어디론가 숨고
빼앗긴 이름만 차갑게 남아
추위에 떨고 있었지요
어느 해 겨울
진눈깨비 질펀한 호프 집
그는 거기서
나의 이름을 빼앗을 음모를 꾸미고
내 명의를 저당 잡힌 채
호프를 즐겼지요
나는 멀지 않은 마을에 있었지만
시간은 대설주의보에 가로 막히고
내 이름을 잃고 홀로 남아서
아무 것도 모르고 찬바람만 맞고선
눈사람을 미워하고 있었지요
이후 나는
잊혀진 겨울이 눈에 밟히지 않아도
내 소중한 이름을 아무렇게나
버려두지 않았지요
아무도 모르는 어두운 서랍 속에
내 정체를 숨기고
슬픈 태양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되기까지
가슴에만 이름표를 묻고 있었지요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너무 좋아요
제이름 감추게 되는 계기가
되었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셔요
나싱그리 시인님^^
감사합니다
나싱그리님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 살면서
작든 크든 트라우마 하나씩은 스치지 않았는지
같은 태양이라도 환하게 때론 슬프게 다가오지요
감사합니다, 부엌방 시인님 *^^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단막극 한 편 잘 감상 했습니다^^*
나싱그리님의 댓글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창방도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러닝님의 댓글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트라우마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시다니
시인은 역시 아무나 할 수가 없는 듯 합니다
나도 열심히 하면 될런지 참 아득하기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싱거리시인님
나싱그리님의 댓글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픈 기억마저
세월은 포근하게 어루만져주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러닝 시인님*^^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증이라도 서 주셨나요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노하우까지
기가 막히게 잘 보고 갑니다 나싱그리 시인님
나싱그리님의 댓글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니
트라우마가 더 크지요
그러나 세월의 힘은 이제 그 트라우마를 넘어 시라는 선물까지...
감사합니다, 선아2 시인님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이 흘러가도
마음의 상처는 심연에
스미어 들게 마련이지요
저도 그런 경험있어
가슴에 자줏빛 피멍에
한동안 숨소리 조차
쉽게 쉴 수 없었던 날들
심연의 고인물 일렁이곤 해
피폐함으로 몰고가더니
세월이 약이 된 건지
다행이 사그랑 주머니에서
똬리 틀고 앉아만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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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일입니다
새해에는 모든 일에
형통의 복 따르길....
두 손 모아 기원해요
나싱그리님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시로 받아주시니 힘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