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8) 구름 고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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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고강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31회 작성일 17-10-14 10:56본문
구름 고갯길 / 박기현
아지랭이 일렁이는 보리밭
뒤틀어진 풍상에
산 너머 산업의 굴뚝연기
불어온다
젊은 날 봄 하나 달리면
열차는 몰아쉬어 달린다
덜커덩 거려도
가장이 아니어도
자식이 아니여도
자신이 둘러
보면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시골 집
밤낮 가리지않은
백열등 필라멘트 다 타들어갈때
미싱틀 실타래는 응어리진 촘촘박혀
깜빡했다
창으로 비집고 들어온
흐느적 거린 얼룽거림,
고향집 창가로 비친
아버지 달그림자
그랬다
가고 오는 기찻길 머물러
아지랭이는 굴뚝을 피운 겨울
다 태운 연기
어쩌면 난
저 철길 끝 소실점 하나
오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달린다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과 시골과 어제를 향해 달린 기차의 끝, 그 소실점을 바라보며 캐낸 시심에 열차를 얻어타게 됩니다
미싱의 소리처럼 들려오는 가장의 시간들, 그 시간들로 인해 오늘이 펼쳐진 것이겠지요.
그 실타래의 끝에 가족이 하나로 묶여있던 시골의 풍경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