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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블루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4회 작성일 19-01-11 10:05

본문


도봉산 불루스/강성백

 

도봉산 계곡에는 아침부터 흐느끼며

산을 오르는 블루스 곡이 있다

낙타를 닮은 초로의 소아마비 남자가

온몸으로 우려내는 색소폰 소리 

무언가를 짊어지고 눈 덮인 산기슭에

거미줄을 엮는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귀먹은 바람이 지날 때마다

쓴 맛이 깊어지는 삶의 거미줄  


나무와 새소리 물소리,

아침 햇살 눈부신 등산로 입구 

녹슨 휠체어 옆으로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냄비 하나

추위에 움츠러든 빈 밥그릇 공손하다

허기를 기억하는 저 냄비 바닥에는 얼마나 많은 

기도가 매달려 있었을까

           

매일매일 허공을 두드리는 섹소폰 소리는

한 시도 삶을 떠난 적이 없다

모래빛 페넥여우가 비 한 방울 없는 사막에서

먹이를 찾아내듯

짙무른 삶의 알갱이들을 이따금 물고 온다

숱한 울음이 터를 잡은 냄비 속으로

먼 어느 성단에서 드문드문 떨어진 별 부스러기,

동전 몇 닢 꽃잎 몇 장

하루치의 공궤를 받드는 저 삶은

소리가 데려온 자비를 소금처럼

찍어 먹을 것이다

      

가야 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모두 기웃거린 소리들

바람을 타고 허공으로 흩어진다

오늘도 무고한 한 生이 고립을 숭배했다

서고 싶을 때 설 수 없는 몸을 동그랗게 말아 안고

홀로 수만 km를 달려온 휠체어 하나

바퀴에 찍힌 울음, 그대로 싣고

저녁이 내주는 길 따라

소슬히 굴러간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국수처럼 끊어지는

삶의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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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끔 시가 내게 와
삶의 언저리에서
영혼을 일깨운다

사람이 이웃 속에
진한 감동의 물결
맘으로 느껴질 때

영혼의 양식으로
거룩한 옷 입으라
손짓해 옷 입힌다

가끔은 낮은 곳을
향하여 갈 때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

슬픈 조의 울림의
첼로소리 현 따라
울리는 공명으로

맘속에 다가 오는
뭉컹한 그 울림에
각혈이 쏟아지며

삶의 시가 애잔한
물결되어 흐느 껴
날 일깨우고 있다`~***

담채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십 년 넘는 산행 중 도봉산 입구에서 만나는
한 삶의 모습입니다.
오늘도 아득한 허공에 섹소폰을 불어 올리는...
감사합니다.

담채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등산로 입구에서 시종일관 하늘을 향해 간구하는 한 삶의 모습이
감동이었지요.
오늘도 그 자리에 있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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