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8】 구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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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1건 조회 1,463회 작성일 17-10-16 09:55본문
구둔역
최정신
유목의 피가 마음보다 발길을 보챈다
북으로 길을 내면 강릉, 남으로 길을 내면 부산,
동해나 남해가 종착이었던 주인 잃은 철길,
산을 안고 강을 품어
외로운 사람들을 머금거나 내뱉는다
낡은 중앙선 침목은 희미한 회억을 지우며 천천히 늙어간다
누군가를 보내거나 기다려보지 않고는
생生의 단근질도 없다며 조곤 들리는 넷 에움이 고전적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명命은 다 그런 것이던가
구둔이란 굳은 이름도 지켜내지 못해
본문은 멀리 두고 부록으로 기다리는
비야鄙野마저도 시울 적시는 정경이다
승차권 팔지 않는 간이역전엔 들꽃의 시체들이 스산하고
열차 시간표는 빛바랜 벽에 기대 기다림의 현재진행형이다
사과향을 싣고 떠난 기차는 기적 소리로 사위었다
시간이 멈춘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
눈 밝은 나무 아래 낯선 정류장을 배회한다
역무원 푸른 깃발은 가뭇한 기억 속 풍경
마시지 않은 낮술에 취한 현기증을 털어낸다
마지막 별 밤 열차에 역마살을 태운다
변심한 애인처럼 구둔역을 버리고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젠가 양평 구둔역 근처에 살 집을 구입하려고
집 사람과 방황하던 생각이 납니다
중앙선 지금은 구둔역이 개통됐나요?
시골 정취가 무척 맛깔스러운 곳,
시인님의 멋진 글 속에 더욱 빛을 발 합니다.
승차권도 팔지 않고, 들꽃의 잔해만 널려있는
아련한 풍경이 더욱 끌립니다
불언간 한 번 그 곳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겨움이 듬뿍 실린 글 잘 읽고 갑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님의 계단이 한 층계씩 상향 됨이 가시적입니다
시마을 본래 참 뜻이지요.
최경순s님의 댓글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둔역을 거점으로
빈산을 안고 강을 품어
북으로 북으로 철길을 달리고 싶다
간이역은 그 옛날 힘든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고
안식처 같은 휴식의 공간인데 사라진다니 추억처럼 느껴집니다
변화무상한 시대에 어쩔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감동있는 시
흠뻑 젖어 머물다 갑니다
혜량하십시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북으로 철길을 달릴 수만 있다면 우리에겐 축복이지요
남의 경제능력과 북의 핵이 + 된다면 세계 최강국 꿈이 현실로...
때론 남아 있음이 지켜지는 풍경이기도
님의 시 보폭이 성큼 걸음입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정신 시인님 詩江에서
은유를 휘휘저어
가슴에
꽉꽉 담았습니다
철철 넘쳐 주머니마다 채우고 채웠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정석촌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본인 만의 색감으로 날마다 밝혀주시는 시불이 환합니다
시인님의 시강이 넘쳐 촉촉함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만의 아름답고 유려한 문체에 흠뻑 빠져듭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아련한 서정에 빠져
저도 어느새 철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 곳에 가면 시인님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최정신 시인님 많은 배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시안의 다양성이 무한대 입니다
습작기에는 큰 도움이지요
날을 벼를 때 많이 베세요. 기대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둔역! 그런 역이 있었군요.
굳은 살을 떼어내듯 얼마나 아팠을까, 침목에 뿌리 박는 들꽃을
키우는 일이...
서너 사람 올라타고 한두 사람, 바람이나 데리고 오갔을 그 역사에
낮술 한 잔 마시고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취하지 않을까봐, 스페어로 술 한 병은 허리에 꿰차고....
전생에서 변심한 애인이나 기다려 볼까 합니다.
혹여 기적소리 들리나 귀를 열어놓고요. ㅎㅎ
감사합니다. 최정신 시인님! *^^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페어 술병까지...ㅎㅎ
그럼 진짜 취해서 못 오셔요
정취에 취하고 풍경에 취하고...시마을이 기다립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평에 있는 정감 어린구둔역,,,
참 많이도 양평에 다녔지만 생소한 역입니다
늘 차로 다녀 그럴 테지요
사람들은 보내고 맞이하던 가슴 두근거리던 구둔역
그 희비의 마음들이 지금도 오롯이 현재진행형으로 품고 있는 곳
이제는 폐역으로 들꽃들의 시체만 우두커니 있는 곳
가보지 않아도 환하게 펼쳐 집니다
구둔과 굳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늘 어쩌면 좋아,하시며 시방 활성화에 노심초사 하시고 돌파구를 찾으시는 선생님
그 뜨거운 사랑과 노력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시력이 미천하여 도움을 주지 못함을 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서정적이면서도 차분하게 울림으로 다가오는 참 좋은시
보고 또보며 잘 감상했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겸손이 미덕이라지만 물 흐르듯 유장한 시인님만의 육화한 시력...
뉘 따를죠? 삶이 곧 시인 시인님...시마을 애정의 깊이는 끝이 없음에 감사해요.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징기스칸의 초원도 지금은 여기저기 길이 끊어져 막다른 산맥에 갇혀있고, 김을 내뿜던 철마는 다른 편리한 수단에 쫓겨 그 행보가 마감되기도 했습니다. 찾지 않으면 사라지는 수요의 법칙에 철저하게 따르는 세상의 법칙은, 조금 틀려도 좋을텐데...그러나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첫사랑의 기억도 살아있고, 추억도 살아있고, 또 그 길을 쫓아가는 시인의 걸음도 살아있으니
처음 마주치는 나그네는 詩의 기적소리를 더음어 간이역의 소품을 꺼내보게 됩니다.
변심한 애인은 떠나보냈으니 오롯이 그 역은 화자의 소유가 되었겠습니다.
역마살은 때로 필요한 살이기에 비대해져도 좋지 않을까 하는 우스개 소리 하나 얹어 놓습니다.
잠시 쉬고 있는 여행의 발길에 "갑시다" 라는 명령을 내리고 싶어지는 아침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헉!!!너무 넓어요 ㅎ
낮고 작고 초라한 간이역에서 징기스칸 초원까지...
지평의 광대를 놓았으니 그 모두가 시인님의 넓고 깊은 혜안입니다
이 가을이 아까워 야금야금 먹어야 할지? 덥석 물어야 할지? 역마살풀이라도....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둔이라는 굳은 이름이 철길 침목처럼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정거된 정거장이 다시 살아 기적을 울리는 서정으로
어느 방랑시인의 역마살 통증처럼 아릿합니다
차분히 뿌려놓으신 향수
한참을 킁킁거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은 간이역이 저를 쓰려고 부른 것 같은데
제대로 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인님처럼 많이 써야 한 편이라도 건질텐데 도통...왕따입니다
신광진님의 댓글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정신 시인님 반갑습니다
댓글 쓰는것이 왜이리 쑥스러운지 낯설고 서툴기만합니다
시인님의 시는 볼때마다 아름답다는 생각을합니다
보는눈이 작아서 느낌만 안고갑니다
누이 항상 건강하시고 표현은 없어도 마음을 아시죠.^^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알죠...ㅎㅎ
신시인의 마음...감사해요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때 양평에 산 적이 있어 나름대로 안다고 하나
모르는 곳이 더 많습니다.
이름 모를 두둔역! 외진 곳에 박혀 있어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으나
이렇게 눈길을 주어 안아품어주시니 이제서야 산골외진 두둔역이 비로소
숨을 쉬는 것을 느껴집니다.
산골의 역! 스쳐지나가는 역사를 이렇게 가슴에 안고 시력의 깊이를 더 하니
두둔역이 이 세상 사람들의 멀리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을 봅니다.
시인님의 내면 깊은 사랑을 부어 기적소리를 울리는
이 가을 두둔역에서 불빛 하나까지도 별빛처럼 환할 것 같습니다.
최정신 시인님!
육손님의 댓글
육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행 한 행이 정말 대단합니다.
놀라울 뿐입니다.
시어를 만들어 내시는 시적 상상력이 정말로 아름다우십니다.
다른 사이비 등단 게으름 뱅이들에게 보여주시는 채찍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서정시인 이시며 현대적인 모호한 일상에 대하여 아름다운 서정으로
시의 참 됨을 제자리로 돌려 놓으셨습니다.
정말로 놀랍습니다.
이미지를 보며 시를 창작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데
프로가 이렇게 쓰고 독자들을 위하여 손수 보여주시니
정말 많이 배워야 겠습니다.
정말 감탄하고 갑니다.
.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곳에 사셨군요
힐링님...부지런한 습작에 응원합니다.
육손님... 가끔 보여주시던 사유 깊은 시,
시로여는세상에서 다시 보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