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주머니가 무겁다 아니 사실 손이 무겁다
무거운 손을 주머니가 받아 주었다
손의 습관을 주머니는 알고 있었다
손은 무거움을 내려놓기 위함이라며
주머니 이곳저곳을 헤맸다
닿이면 잡고 보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
손 때문에 주머니가 좁아졌다
놓으면 되는데 그러면 되는데
주머니도 손도 잡기만 했다
잡힌 손을 잡은 손을 뿌리쳤던 기억에
습관처럼 꺼냈다 떨고 있는 기억을
주머니가 다시 잡아 주었다
습관으로 더 무거워진 손이 건져 올린 건
번호표였다 숫자들에서 병원 냄새가 났다
병원은 냄새를 지우지 못했다
병원 로비에 번호표를 들고
조각된 듯 앉아있던 사람들의 흉상이 떠오랐다
가벼워진 주머니와 병원의 관계를 말하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했다 손에 들린 숫자만큼
숫자의 앞과 뒷 이야기는 뿌리가 같았다
불려지기를 기다리는 마음
땀이 배일 정도로 꽉 잡은 마음
손이 무겁다는 것은 핑계였다
마음을 찾는 핑계
슷자와 마음의 관계를 아는 주머니는
손의 침입을 거부하지 않았다
수많은 손과 주머니의 주인들은
숫자에 기대어 살다 숫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