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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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312회 작성일 19-02-20 10:08본문
낯선 방문객
2월도 절반이 꺾인 어느 날
회색빛 하늘은 시골집 농막에
가끔 햇살을 열며 반가운 미소를
밭을 일구다 힘들면 돌계단에 앉아
저 멀리 일렁이는 봄 풍경에 젖어있다
어쩌면 약간은 무미건조한 시간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에
낯선 여인 하나 조심스럽게 걸어온다
엊그제 눈비에 질척이는 길바닥
바짓가랑이는 흙탕물이 범벅인 채
주변에 자리한 오두막집들도
흙탕물 세례로 지저분하기는 마찬가지
도시의 그늘에 빌붙어 사는 촌락,
생계형 날품 팔 이를 하는 주민들이다
여자의 옷차림은 한 눈에 초라한
꽉 끼는 코르셋, 치켜올린 하의와
반쯤 노출된 가슴은 그로데스크한 곡선
거친 화장에 개기름 낀 얼굴은
약간은 천박해 보이는 동남아 여성?
<몇 번을 왔었는데 못 뵙습니다>
심기 사나운 생각이 일순 튀어나오는데,
윗집 사는 우유 판촉 배달 사원이란다
거절해야 할지, 응해야 할지
순간 수학 공식이 복잡하다
서둘려 보내고 밭을 계속 일구는데
목이 자꾸만 타오른다
다음 날 아침 문간에 메모지 하나,
우유는 안 드셔도 됩니다
대신 샘플 하나 놓고 간다고,
우유 팩 입구가 꽉 다문 입처럼 굳어진 채
이름 모를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얀 팩에 촉촉한 눈물 수없이 일어나며.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농막의 일을 하다 보면
힘도 드실텐데
우유 하나 드세요
갈증도 나시는데
상부상조하는건 좋은겁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 합니다
그렇치 않아도 목이 너무 말라 바로 신청했습니다
다녀가신 발길 감사를 드립니다
평안을 빕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문판매 그 놈의 눈 앞의 정 때문에 쉬이 등돌리기가 어려우시죠 ㅎㅎ
잘 하셨습니다 두무지님!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평소 인정이 많은 편 입니다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바로 신청해 마시고 있습니다
늦게사 답글드려 죄송 합니다.
사이언스포임님의 댓글
사이언스포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음은 항상 낯설지요, 열심히 일하는 그 우유배달사원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밭을 일구시는 두무지시인님의 모습에 한 폭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장을 뛰며 생활한다는 것은
어쩌면 삶의 참된 본보기일듯 싶습니다.
함께 공감해 주시니 이웃이 따스해 지는 기분 입니다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벌써 일구시는 겁니까
천하지대본은 언제나 거저 오는 법은 없긴 합니다마는ㅎㅎ
씨앗 골라
마련하시는 정경이 부럽습니다**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텃밭을 일구어야 하는 시점이라 가끔씩 다녀 옵니다
늦게사 담글을 드립니다
요즈음 생활은 어떠신지요?
늘 기분 업되시는 일상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 합니다.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곳도 가끔 아파는 초인종을 누르며
초코렛이나 스넥을 팔아달라고 하는데
오늘 오후에 누군가 벨을 눌러 문을 여니
초코렛을 내밀더군요. 하지만 잔돈이 없어
미안하기도 하여 도브 비누 몇 장을 주며
지금 돈이 없으니 미안하다고 했답니다.
두무지 시인의 마음이 선해 그리하신 것
너무 잘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에겐 생계가 걸린 문제 일 수 있으니요`~*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국에도 방문 판매 문화가 있군요
새로운 정보를 얻는듯 합니다
누구나 그럴때는 거절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느 마음 짠한
감정에 휩쌓이지요
늦게사 인사를 드립니다
평안을 빕니다.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잔잔하게 펼쳐집니다. 우유판매 회사원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을 따라 시를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쩔 수없이 힘든 방문 판매라는 직종을 선택한 분들에게
함께 나누는 마음을 펼치면 좋겠지만,
그마져 잘 안될 때도 있습니다
함께 살펴주신 마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