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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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37회 작성일 19-02-24 16:51본문
피폭
꽃무늬 하얀 원피스, 분내 나는 하얀 손수건,
늘어뜨린 긴 생머리, 오늘,
당신은 1993년 2월 24일 오후 4시, 속으로 들어 와 있습니다.
당신의 옅은 원피스를 자꾸만 들추어내는
온도를 느낄 수 없는 바람들이,
당신의 누드를 끊임없이 주위의 공간으로 퍼다 나릅니다.
당신이 움직이는 곳으로 텅 빈 가지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막 꽃을 피운 것들이 당신의 향기를 퍼 나르느라 흔들거립니다.
그 흔들거림 들이 당신을 중심으로 긴 파문처럼 울려 나갑니다.
- 핵융합 반응은 제곱의 무한대를 의미 합니다. -
- 폭발은 제한 된 공간 안의 큰 에너지가 감당 할 수 없을 때 일어납니다. -
- 운이 좋게도 폭발 속에서 살아남았어도 방사능에 노출됩니다. -
당신이 지나 간 자리들에 다시 겨울이 찾아옵니다.
당신은 하이힐을 벗고 하얀 두발을 차가운 눈 속으로 숨깁니다.
그리고 당신은 지나 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때 눈보라가 불어옵니다.
하나 둘 셋 하면 당신은 깨어납니다. 하나 둘 셋! 무엇을 보았나요?
- 나는 단지 사랑을 하였을 뿐입니다. 그것 밖에 없어요. -
- 고칠 수 없는 건가요? -
당신은 1993년 2월 24일 오후 4시에 피폭 되었다고 보입니다.
미안합니다. 회생 불가능 합니다.
꽃무늬 원피스는 계속 입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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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93년 고리 1호기 인근 주민들이
갑상선암에 피폭된 사건인가요
열심히 읽고 감지만 하고 갑니다 삼생이 시인님
삼생이님의 댓글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아 시인님 항상 감사합니다. 1993년도에 그러한 일이 있었군요,
저의 이 보잘 것 없는 글을 너무 어렵게 읽지 마세요. 저는 연애시를 씁니다. 제 모든 시가
연애시라고 보면 됩니다. 피폭은 바로 사랑을 하지 못한 어떤 이의 불치병 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아2님의 댓글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군요
1993년도라 지적을 해 놓으니 좀 힘들었습니다
사랑이란게 피폭 당한것처럼 혼미하지요 .....ㅎㅎ
잘 이해 하고 갑니다 삼생이 시인님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의 등장이
초 읽기에 즈음 했습니다
꽃보다 꽃 무늬 원피스가 출렁이는 계절에
이르른 성 싶기도 하고요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