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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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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jinko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00회 작성일 19-02-27 09:19

본문

가정

 

 

허리통증이 심해

가만히 앉아있지도 반듯이 서있지도 못한 채

잠시 후면 듣게 될 참담한 앞날을 미리 내다본다.

 

허리에서 발끝까지 촘촘하게 죄어오는 악몽은

일상생활의 근력을 한순간 마비시켜

그나마 부담 없이 오르내리던 동네 뒷산 같은 직장이

한발자국도 내딛기 버거운 우뚝 솟은 봉우리로 탈바꿈하고

곰의 후손답게 일과 대신 매일 진통제를 삼키며

이불속에서 두발로 꼿꼿이 걸어 나가기만을 희망한다.

 

병원침대를 끌며 검사실로 향하는 간호조무사의 능숙한 솜씨는

상류를 거슬러 오르던 나의 날렵한 물갈퀴 시절을 떠올리고

침대에 말없이 점잖게 누워 있는 환자와

침대 손잡이를 잡고 덜컹대는 심정을 다스리며 따르는 보호자들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불안을 말하던 나와 아이들을 빼닮았다.

 

방사선실에서 나온 조금 전 가족들이

얼음판 같은 복도 위를 미끄러지며 오고 있다.

악몽에서 깬 나의 눈에 그들은

TV에서 보던 봅슬레이팀이다.

간호조무사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누운 자리에서 진두지휘하는 환자와

양쪽에서 힘차게 물갈퀴를 휘젓는 보호자들이

구간별로 가로막는 장애물을 통과하며

빠르게 집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댓글목록

cucudaldal님의 댓글

profile_image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징코시인님 봅슬레이팀 자신의 암울한 상황을

기지로 처리하시는 군요.

화이팅

건강하시길 바라면

빠른 쾌유 기원드립니다.

꿈길따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오래 앉아 타이프 하면
허리, 눈이 감당 못하지요.

저는 온열 요법을 하면서
몸을 다스리곤 했는데 렘프에
문제가 생겨서 요즘에는 그냥
지나치고 있으나 전구 교체 해
건강 지켜야 겠다 다짐합니다.

빠른 쾌유속 건강 지키사 향필하세요
[꿈길따라] 은파 오애숙 올림`~*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허리 디스크로 힘들때는
꼼짝을 못하고 보낸 기억이 납니다
다리를 못쓰게 만들더군요
지금은 움직이는데는 이상이 없는지라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빠른 쾌유를 빌어드립니다
jinkoo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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