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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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85회 작성일 19-03-04 08:28본문
올레길에서 / 백록
휘파람에 휩쓸려 바람을 따라갑니다
겨울바다를 등지자마자 사막 같은 섬의 골목엔 막상 모래는 없고 모레 같은 먼지 속에서 어느새 낯선 내일이 어색으로 다가옵니다
해서, 노을 같은 오늘을 붙들고 언제 같은 어제를 따라나서는데 그날의 물음표 같은 그제가 그새 얼씬거리고 억울한 연좌의 그그제
에 이어 피비린내의 그그그제가 꼬리를 뭅니다
꼬불꼬불한 가운데 돌과 돌 사이로 한이 서린 구멍들이 연발의 총구멍처럼 숭숭 뚫렸습니다
할망 하르방 숨죽이던 소리가 풀벌레들 속삭임으로 다가옵니다
어미를 부르짖던 송아지들 아비를 수소문하던 망아지들 길 잃은 노루새끼들 울음 섞인 메아리가 허둥지둥 겁먹은 발굽소리와 뒤
섞이며 귓전을 맴돕니다
간혹, 엿장수 가위질 심보가 비치며 움찔해지는데요
덩달아 시큼해진 콧바람으로 살살 달래봅니다
금세 바람이 따라옵니다
솔솔 부는 낌새가 필시 봄바람이겠지요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레길을 걸으며 시인의 설킨 심연을 공감 해 봅니다
춘래 불사춘 입니다
봄 바람과 같이 걷는 제주 올레길, 부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록님^^*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난 동백의 양 볼에서
그 낌새는 또렷했는데 사생활인지라 뻥긋 할 수가 없었지요ㅎㅎ
성산일출봉에
콧노래라도 띄워 보내고 잡네요**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를 유혹하는 올레길,
봄이라서 더욱 그립습니다.
해풍이 건들거리며 숲 들도 다투어 잎이 피지 싶습니다.
제주를 사랑하는 향토 적인 시 읽을 때마다 가슴이 짜릿 합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레는 사실 육지에서는 오래로 불리다 제주에서는 올래로도 불리던 것인데
집으로 들어가거나 혹은 이웃들이 공유한 골목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요즘은 상품으로 개발 되어 무척 길어진 고샅길 내지는 들길이지만...
관심을 내려주신 주손님, 석촌님, 두무지님
두루두루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