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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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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래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6회 작성일 19-03-11 15:24

본문

탁한 한숨에 눈물도 흐려지고

흐드러진 꽃을 꿈꾸는 계절에

나는 돌아눕는다


먹먹한 가슴엔 덕지덕지 쌓여버린

먼지바람만 일렁이고

시선은 의미 없이 방황한다


비워둔 사발 속에 한 줌 비가 내리면

습기 머금어 축축해진 방바닥

이제야 뻣뻣해진 이불을 들춰보지만

벌써 곰팡이가 들러붙었다


흙도 나무도 바위도 아랑곳 않는

새벽 바람이 가벼움을 뽐내며

촘촘히 엮인 사립문을 밀쳐내면


오늘도 말라버린 새하얀 햇빛이

눅눅한 온기를 희롱하며

내 머리맡에 서릿발처럼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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