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이제 나무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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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41회 작성일 19-03-26 11:23본문
너도 이제 나무가 되었구나
아무르박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
막둥이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며 아내와 벤치에 앉았다
콧구멍이 향긋한 3월의 바람이 좋다
벤치의 한기가 스며드는 저녁이 지나간다
아내의 갓 구운 빵이 주머니에 하나 있었다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오는 모든 소리에 귀를 세우고
경비실 담벼락을 바라보는 이 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마중물이다
퍼 올리고 싶은 물은 그리움이다
눈을 마주친 기억이 언제였던가
어느 날 문득
훌쩍 자란 키가 내 키를 넘어서겠지
샘을 하나 파고 변성기는 파문을 일으키며 사춘기를 지나가겠지
아빠라는 말이 아버지하고 부르는 날이 오면
날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되겠지
우리도 그렇게 떠나 온 둥지가 아니였던가
그리움은 이제 기다림으로 변절 할 것이다
안부는 통상적이고 뜸해지는 전화를 기다리며
서로에게 잊혀지는 시간을 인내해야지
빛바랜 사진 속에 아버지는 없다
가족사진에서 아이는 앳된 얼굴을 찾고
아버지는 그 순간을 기억하겠지
신학기 선물로 사준 전자노트가 집에 오던 날
아이는 두 갈래의 가지 끝에 단풍잎 하나를 그렸다
잎맥이 살아있는 단풍잎을 보다가 문득
아이의 시선에 고독을 본다
너도 이제 나무가 되었구나
아무르박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
막둥이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며 아내와 벤치에 앉았다
콧구멍이 향긋한 3월의 바람이 좋다
벤치의 한기가 스며드는 저녁이 지나간다
아내의 갓 구운 빵이 주머니에 하나 있었다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오는 모든 소리에 귀를 세우고
경비실 담벼락을 바라보는 이 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마중물이다
퍼 올리고 싶은 물은 그리움이다
눈을 마주친 기억이 언제였던가
어느 날 문득
훌쩍 자란 키가 내 키를 넘어서겠지
샘을 하나 파고 변성기는 파문을 일으키며 사춘기를 지나가겠지
아빠라는 말이 아버지하고 부르는 날이 오면
날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되겠지
우리도 그렇게 떠나 온 둥지가 아니였던가
그리움은 이제 기다림으로 변절 할 것이다
안부는 통상적이고 뜸해지는 전화를 기다리며
서로에게 잊혀지는 시간을 인내해야지
빛바랜 사진 속에 아버지는 없다
가족사진에서 아이는 앳된 얼굴을 찾고
아버지는 그 순간을 기억하겠지
신학기 선물로 사준 전자노트가 집에 오던 날
아이는 두 갈래의 가지 끝에 단풍잎 하나를 그렸다
잎맥이 살아있는 단풍잎을 보다가 문득
아이의 시선에 고독을 본다
너도 이제 나무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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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님의 댓글
플루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