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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고백하는 그들의 약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345회 작성일 19-04-02 13:57

본문

 

 

 

 

 

 

 

 

 

 

그가 고백하는 그들의 약력(略歷) /추영탑

 

그와 그녀는 몇 집 건너 살게 된 인연으로 머슴아, 가시나

하면서 싸우기도 했었는데

그렇다고 머리끄덩이를 잡을 정도는 아니고

어깨를 나꿔 채는 정도의 대거리가 전부였다고 했네

 

싸움도 갱엿 맛이었을까

그와 그녀는 눈을 부비며 골목 귀퉁이에서 날마다 만났다는데

어느 날 그녀가 싼 오줌에 흙을 덮어 주었다는 그의 기사도는

말했네  풀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그냥 맹물 같기도 하더라네

그들의 놀이터는 언제나 푸른 풀 돋는 아프리카의 초원

 

그녀는 지독히도 공부 안(못)하는 가시나로 소문났고

가장 예쁜 계집애로도 시선을 끌었다고 하였네

공부냐 얼굴이냐 작은 소용돌이에 조금은 당황했다던 그의 유년

봄도 아닌 계절에 마음에 봄의 기척이 느껴지자 그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숨어서 가까워지는 연습을 위해 저절로 멀어졌는데

 

하숙집 방바닥에 뎅그러니 놓인 그녀의 편지 한 통,

공부 못한 자국이 골마다 삐져나왔을 때

여학생의 못생긴 글씨는 또 갈, 등 두 나무가 되어 자신을 감고

오르듯, 남태평양을 떠나 대륙에 기상의 변화를 일으키는 작은

태풍처럼 그를 휘청거리게 하였다나,

그 해의 여름방학, 상당히 부담스러운 그녀의 미행은 시작되고

우연인 것처럼 만났을 때는 꽤나 당돌하더라는 얘기

 

그리고 그 후 둘이는 소문 없이 엄청나게 먼 길을 돌아

넥타이와 스카프를 두른

남자와 여자로 다시 해후를 했다는데

서로가 어른임을 확인하려는 덫에 채였다가, 또 멀어졌다는데

 

왜였을까?

길고도 짧은 역사 뒤에서 잘 살고 있냐고 안부도 물을 수 없이

숨어버린 숙명의 그늘 속

역사는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허무는 것이라는 핑계를

찾는데 그리도 많은 세월이 걸리다니

 

마주 앉으면 역사는 서로의 책장을 넘겨주겠지만 돌아서면

책장 뒤로 숨는 활자에 불과해지는 것이라는 말로 입을 닫는

꽃피는 봄날, 그의 신상 털기 한나절에 내 목이 말랐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년의 첫사랑
달동네 유학은 그리움이 가득^^

첫사랑이
잊혀지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는 약속 아닌지요
모든 것을 서로 알듯 할 때
헤어짐도 좋은 듯
 
헤어질 것은 예견한
만남과 불안 속
나중의 만남은? 비추
추영탑 시인님
유년은 아름다운 역사 약력
자세히 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생각입니다
즐거운 오후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마 그 동안에 많은 사연들이 있었을 것입니다.우연과 필연이
반반인...
그러나 그의 말대로 숙명적인 헤어짐,  다시는 우연히라도 만날 수 없으리라는 예감,
조금은 아쉽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엌방 시인님,  *^^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파가 조미료로 약간 가미된 비운의 멜로 드라마 였네요 ㅎㅎ
장편의 시로 탄생한 걸 보면 아직 시인의 마음속에 편린으로 남은
새싹이 이봄 느닷없이 움을 티우고 있나 봅니다
미소가 내내 이어지는 단편 소설 같은 시 , 즐거운 오후 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쉽게도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대신 자신의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살짝

살짝 자신을 대입 시켜보는 순간을 맛보았습니다.  ㅎㅎ 주손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숨어서 가까워지는 연습을 위해 저절로 멀어졌다니요 !**

전혀 딴판일 것 같은 추론에 닿아
기함 할 듯 놀랐습니다ㅎㅎ,    봄이 유죄 이겠죠^^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 있잖습니까?
좋아하면서도 겉으로는 숨기는, 내숭이라는 것

그것이 아니었나 상상을 해 봅니다. ㅎㅎ 석촌 시인님! *^^

파랑새님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같은 겨울도
책갈피에서 우수수 떨어져 나와
벗꽃길을, 낙화 폭포 한가운데를 우산 없이 걸을 수밖에 없을 듯~~ 추영탑시인님~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산 없이 맞는 꽃비라면 일년 열두 달 비가 와도
좋을 듯,
바야흐로 여기저기 새로운 역사들이 씌여지고 있습니다.
축에는 못 들어도.... ㅎㅎ  파랑새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많은 역사가 점철된 뒤안 길,
역사 털기는 개인이건 조직이건
과거나 현재에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청문회를 통한 후보자의 과오와 흠집 들추어 내기,
감추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의 기 싸움이 치열 합니다.

돌아서면 책장 뒤로 숨는 활자 이겠지만,
기록은 사실대로 영원 한것,
한번 음미해보는 좋은 시간 입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제는 청문회에서 묻는자나 대답하는 자나
게 아니면 고동이라는 점입니다.

기세 좋게 큰소리치며 물어보던 사람이 언젠가 그 자리에 서면
숨기느라고 땀 뻘뻘 흘리는 장면을, 어디 한 두번 목격합니까?

가관이지요.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사람들만 여는 청문회는 언제쯤....
ㅎㅎ 두무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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