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춘이야, 페츄니아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폐춘이야, 페츄니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2회 작성일 19-04-14 00:10

본문



폐춘이야, 페츄니아



아무르박

감기 기운이었을까, 초저녁에 잠이 들었다

시간을 알 수 없는 까만 밤이다


밤이 그럼 까맣지 하얀 밤도 있어


표독스러운 아내의 말이 어둠 속에서 툭 튀어 나올 법도 하다

사각의 링 위에 선수도 관중도 없고 정적이 흐른다

몸을 뒤척이다 돌아눕는데 이런 원수

모로 누운 내 등 뒤로 아내가 붙어 자고 있었다


식구들 저녁은 챙겼을까

아내와 나는 갱엿이다

선풍기를 발아래 켜 두어야 잠을 잔다

우울하다

갑자기 화가 치밀면 분노조절 장애가 온다

작은 것에도 짜증이 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가 이 책을 썼을 때도 갱엿이었을까


부부는 닮는다고 하지 않던가

선풍기를 함께 쓰는 동업자

함께 장을 보고

내가 만든 음식이 최고라고 말하면 서로 믿어주는 사기꾼

그런데 어쩌나

하나도 아니고 둘이 망하면 가문이 거덜 날 텐데

우리는 어느 몰락한 왕조의 후예였을까


늦은 저녁을 국수로 때우고 다시 사각의 링

여전히 등을 맞대고 누워 휴대전화기를 탐색 중이다

창문을 열면 봄바람이 침묵의 방을 환기 시킬텐데

몸은 온기를 원하고

불떵이 같은 발은 선풍기를 찾는다


이 꽃이 폐춘이야


무슨 뚱딴지 같은 고백인가

아내의 휴대전화기에

길거리에서 보던 흔하디 흔한 꽃

페츄니아 꽃 한 송이가 화면 가득 피었다


사람들은 왜, 꽃의 이름을 어렵게 짓지


흔한 꽃

지천에 널린 꽃

화단에 핀 꽃

벌이 찾지 않는 꽃

출근길에 보던 꽃


아내의 고백이 꽃말이다


당신과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좋습니다



댓글목록

쿠쿠달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쿠쿠달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주인 없는 방에서 놀다 가실분 

페츄니아 꽃말 너무 이쁘네요. 편안한 당신
 

부부가 같이 붙어자는 사람은 행복하세요.
ㅋㅋ

Total 0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게시물이 없습니다.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