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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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6회 작성일 19-04-14 10:49본문
마릴린 먼로의 초상 / 이주원 먼로를 그리고 싶지만 사실 그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입가에 점이 있었다는 막연함 외에는. 잊었음을 기억해내기까지 꼬박 7년이 걸렸다. 7년만의 외출은 그녀를 만나기 위한 것. 다른 단서는 없기에 하릴없이 점 속으로 들어간다. 스멀스멀 면적을 늘리던 점은 두 눈을 삼키고 밤으로 자라난다. 각막에서는 갓 태어나기 시작한 별빛들이 일그러지며 어둔 하늘을 갈라놓는다. 흑과 백으로 그려지는 밤의 충돌. 무한히 분열하는 점들을 통과하자 묘비가 보인다. 여배우의 이름이 익숙하다. 6피트만큼 파헤쳐 내려간 무덤. 그 속에서 마주한다. 거멓게 식은 얼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더기떼를. 모자이크로 가려도 별반 달라질 것 없는 몰골. 처량함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문드러져 위치를 찾을 수 없는 입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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