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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여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68회 작성일 19-04-30 22:54

본문

창밖의 여자

 

그녀는 유리창 밖에 와 있다

 

코와 입을 맞대고

조우한 우리는

지금을 간극으로 대치하고 있다

투명한 갈망이 더 없이 투명하다

시작과 끝이 데칼코마니다

 

너는 버리지 않고

나는 떠나지 않고 있다

만져지지 않아도

펄펄 끓어 재로 남을 수 없을까

바라보다가 시작하는 게 사랑이지 않나

이처럼 지척에서 뜨겁게 마주하고도 식히는 존재여야 한다면

 

이 방황

너무 길다

 

나를 향하다 막혀버린 길

막아선 앞에서 우뚝 멈출 수 있는 건

자기에게 무시로 꺾여본 자만 할 수 있는 일

도태된 날개를 가지고도

골몰하는 척하거나

겨드랑이 들추며 딴전이거나 괜히,

날개를 외면했던 발바닥을 불쑥 꺼내들거나

 

흔들거리는 시간에 동행할 수 있어 다행이겠다,

이제 나는 콸콸콸

사랑할 수 있겠다

 

어색한 핑계를 용서 않는 개그맨

무방비로 살고 싶지 않은 모래바람

인정하는 여정의 누수가 도대체 어디까지일지

탐침 봉이 앞서는 세상의 민낯

남은 호흡의 성대를 스스로 제거해버렸다

끝끝내 악취를 안고 가기로 했다

가슴 다 열어 오장육부 까발려놓고

열고, 열고, 열어

 

불알 덜렁거리며

이제 가자

 

결정을 기다려준 너의 숙제는 두터워졌고

얇아진 가방은 튼실한 둔부처럼

봄바람을 휘잡아 두둥실 강해졌다

 

투명한 척하는 나를 유리벽에 가두고 오랜만에 크게

너는 소리쳤다

 

-미안해미안해미안해


아픈지

창밖이 싹싹 빈다

용서받는 파리처럼

나의 여자는 모두 창밖에 있다

너에게조차 나를 열지 못하는 내가 이 편 어둠에 들어앉아있다

 

창밖이 나를 본다

나에게 밖을 허락한 게 다행인지

도시에서 내려온 거울이 구토를 다독이며 실없는 장난을 흘린다

어딘지 몰랐던 파리의 생식기가 부풀어 오른다

그걸 핑계로 나는 고개를 돌린다

그러하고도 남은 파리의 지문에 할 말 없어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창밖 내 얼굴을

만져줄 수 없는 이쪽은 흔들리는데,

들썩이는 어깨에 앉았던 파리가 날개를 툴툴 턴다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진다  

, 창밖의 여자가 떠난다(*)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리창을 사이에 둔 간극의 안과 밖
치열하게 고뇌를 쫒는 물음
만져지지 않는 실체와의 흔들리는 시간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면을 벗을수록 나도 알 수 없는 가면을
어느새 쓰고 있고

창 밖 파리도 조아리다 떠나는데
사랑은 투명 저편처럼
떠나고
그래도 탐침봉은 내 손에 들려있고....

부끄럽습니다

횡설수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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