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래에서 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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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478회 작성일 19-05-04 07:23본문
올래에서 시를 읽다 / 백록
올랫길엔 묵은 시들이 쌓여 있다
시나브로 소멸해버릴 그림자처럼 어지럽게
아님, 불멸의 문장처럼 아직도 수두룩하게
태초에 설문대할망의 걸작에서부터 꼬불꼬불한 행간으로 얼룩진 이 섬의 시간을 따라 숱한 여신들의 은유와 상징이
춤사위로 비치며 노랫가락으로 흐르고 있다
간혹 팔만대장경의 경전으로 펼쳐지기도 하고 혹간 구약에서부터 신약의 성서처럼 대서사시로 읽히기도 하는데 마치
공자 왈 맹자 왈 가라사대의 말씀들이 무지막지한 바람의 정체처럼 일일이 헤아리기엔 너무 벅차다
봄날을 걷노라면 소월의 익숙한 진달래며 이름 모를 산유화가 눈에 밟히고
여름을 걷노라면 이 섬의 시인 정군칠의 숨비기꽃이 숨 고르고 있고
가을을 걷노라면 서정주의 누이 같은 국화가 잃어버린 터무니로 얼씬거리고
겨울을 걷노라면 백석의 흰당나귀 같은 노루귀가 곶자왈로 희끗거리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혹은 하나하나가 삼라만상의 서정을 품은 시어들이다
물론, 섬사람들 애타게 부르던 곡절들이 무명의 시로 나를 울먹이고
쓰다 버린 나의 시줄 나부랭이들도 길섶 가시덤불이나
일그러진 돌담 구녕으로 기웃거리지만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대로 질서있게
그래서 아름답게 피나 봅니다
인간꽃과는 다른‥ㆍ
잘 읽었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부터 인간꽃이라는게 있기나 햇나요?
짐승과 별반이네요
요즘 같으면...
뭐니뭐니해도 자연이 최고지요
감사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레길에서의 사계절은 미로같은 詩로일수도 있다는 생각,
만상의 서정을 안고있는 제주도, 발걸음이 한가롭습니다
밝은연휴 이어 지시길요 백록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이 빚은 시가 수두룩입니다
그 가운데 돌담은 천태만상의 얼룩들이지요
걷노라면 시가 비칠 겝니다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도 파도 길어도 길어도 샘솟는 샘물이 바다가 되고
올래길이 되었나 봅니다
시인님의 눈에 들어 온 모든 길이 시어로 꽃피워
길이 남을 모두의 시가 되길 바라는,
저도 마음으로 걸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도 파도 파도처럼 밀려왔다 설물로 밀려가길 되풀이랍니다
ㅎㅎ
길어도 길어도 길이 보이지 않고요
ㅎㅎ
감사합니다
grail217님의 댓글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천합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강철님이 요즘은 퍽 순박해지신 듯
ㅎㅎ
고맙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울 님
오마나! 올래길 혼자 걸으면서 사계절 시를
읽고 쓰고 이 누이는 잊었나요?
아름다운 올래 다시 또 가고 싶은 우리나라 보물 섬에서
사시는 우리 아우님은 복도 많으셔요
잘 읽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5월의 휴식 맞으십시요
김태운 아우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 오마나 오마나 하고 계시니
젊으신 분으로 착각하는 시인들이 들끓지요
아무튼 건강해보이시니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