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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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21회 작성일 17-11-03 23:04본문
서방님의 길
ㅡ 이 원 문 ㅡ
서방님 따라 찾은 이곳
그 해 봄이 몇 해인가
오는 길 찔레꽃이 그렇게 예뻤고
둘러보는 산 마다 모두 낳설었는데
하늘은 안 그런가 보는 하늘도 그랬었지
들고오는 보따리 무겁다 투정하면
그 투정 받아주던 우리 서방님
때 잃어 늙는 몸 홀아비면 어떤가
누가 볼새라 먼동에 나서는 길
몇 십리 밖 이곳 나 여기 왔는 줄 누가 알겠나
오다가 다리 아파 다리 아프다 하면
쉬었다 보는 이 흉이 될까 잡은 손 떼어놓고
다시 잡아 오른 언덕 날저물던 날
서방님 외갓집이 얼마 남았나
사랑채 골방 찾아 따라온 운명
골방 둥지 흙 벽에 종이 바르고
풀어놓은 보따리에 치마 저고리 한 벌밖에 더 무엇이 있었나
아 그것도 있었구나 몸 치례 할 베보자기 구르무 한 병
그래도 그 보따리가 그리 무거웠는지
풀어놓으니 이제 어느 운명이 시작 될까
이웃 새겨 인정 받고 희생 봉사로 살아온 인생
덥고 추운 날이어도 그 둥지가 좋았는데
보름이면 달빛 휭하니 달을 바라보았고
삼복 더위 덥던 날 마당 멍석의 이웃 인심
추운날엔 군불로 따뜻한 방이었지
봄 여름 가을 겨울 희생으로 얻은 인심
지금에와 누구 어멈 누구 할미 누가 찾나
지나보니 그렇게 멀고도 먼 세월
빠진 이에 흰 머리는 왜 그렇게 잘라 짧게 만드는지
꿈 같은 날에 짧은 세월 점심 나절 단몽인가
나 데리고온 서방님 되는 노릇 없이 떠나 미안 하고
그런 병 얻어 떠나니 이 세월도 낙엽지나
늙어 찾는 서방님 세월 앞에 부끄럽구나
마음 젊어 찾는 서방 능수버들 봄 버들아 이 마음 읽겠니
바람이 굴리는 대문 밖 낙엽 서방님 걸어온 길 다시 찾는구나
댓글목록
노희님의 댓글
노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꿈같은 그리운 시절,
가장 화사한 인생의 한 페이지
향긋한 그리움 열어 다시 뒤돌아 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