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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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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72회 작성일 19-05-14 13:10

본문

복면 시왕



계급장 떼고 과거의 이력도 묻지 않고
오로지 비유와 글쓰기만으로 승부하는 복면 시왕
넘사벽 서정주도 아니지만
잘생긴 천재 백석도 아니지만
통통배 타고 고향 섬에 가던 생명파 유치환도 아니지만
한 줄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던 청년 윤동주도 아니지만
미국땅에서 한국말로 시 쓰던 마종기도 아니지만
마종기의 친구 황동규도 아니지만
그들의 선배이자 뭇 시인들의 선망이었던 눈매가 매서운 김수영도 아니지만
김용택의 시 모음집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내가 시인이다' 하던 빛나는 별과 같았던 그들은 더욱 아니지만,
정말 아니지만,

쓰고 싶고 순수이고 싶고 열정이고 싶고
삶이고 노을이고 싶은 복면 시왕
낭만주의 복면 시왕
상징주의 복면 시왕
자연주의 복면 시왕
사실주의 복면 시왕
저마다 생긴 가면은 다르지만 절창을 부르고
싶은 마음은 한 가지인 복면 시왕
아무도 읽지 않을 지도 모를 복면 시왕
어쩌면 아내도 딸도 아들도 모를 복면 시왕
하지만 그런 게 다 상관 없는 복면 시왕
무명의 복면 가왕 같은 무명의 복면 시왕
오늘도 어눌하게 순박하게 부끄럽게
자판을 두드리는 무명의 복면 시왕



*  MBC의 '복면가왕'에서 빌려 옴.

댓글목록

詩農님의 댓글

profile_image 詩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엔 자갈보다 많은 시가 깔려있나봅니다. 너덜너덜 시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너덜님이 복면시왕입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5주 연속 시왕 되셔요
그러면 포장길이 생길것 같은 데요
곧 너덜길은 아주 옛날 길이
되어 그리워 지겠지요
즐건 오후 되셔요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왕 자리 꽤차고 앉아 있어도 뭐라 할 시사들 아무도 없습니다

너덜길이면 어떻고 오솔길이면 어떻겠습니까

오래 오래 머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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