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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불명 外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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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4회 작성일 19-05-15 23:54

본문

수취인불명

 

거기 잘 있는가?

전일빌딩이 리모델링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지. 세월 참 빠르지 않나? 내 온 몸에 동상이 걸려

삐걱거리기 시작한 날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지. 자네는 요즘 어떤가? 소식을 모르니

퍽 섭섭하이.  

젊은 날, 얼떨결에 함께 어깨동무를 하던 그 날. 우렁찬 군홧발소리에도 주눅 들지 않고 시답지

않은 농담을 던지며 킬킬대던 자네가 생각나. 덕분에 같이 곤봉에서 벼락이 쳐도 기죽지 않고

설 수 있었지.

자네 이름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어깨동무였고 또한 누군가에게 품안이었겠지. 자네는 나

 용기였지만 또한 한탄이기도 하다네.

폭염 같던 5월의 봄날이 지나가고 나는 폐허가 되었지. 겨울이 빨리 오고 삶은 한남더군.

남은 것은 악밖에 없어 미워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으니 평생을 오한惡寒에 시달렸지.

장로의 봄, 지옥 같던 폭염이 매번 떠올라 눈보라가 매섭게 치는 밤이면 날카롭게 시퍼런 날이

선 고드름을 손에 쥐고 겨우 잠이 들었었지. 재밌지 않나? 맞은 놈은 발 뻗고 못자고 때린 놈은

발 뻗고 잘만 자더라니까.

이런 사연을 막걸리 자네와 막걸리 한잔 나누며 용감하게 버텨보고 싶었지만 행적을 알 수 없으

니 참 안타깝네. 잠에서 깨보니 노쇠한 몸만 남아있고 아직은 조금은 춥지만 어쨌든 초봄이 왔

걸 같이 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자네가 있는 곳은 쫌 어떤가.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적당한 봄이 왔는가?

 

 



햇볕이 들어선 자리

 

치익-

밥솥 뜸 들이는 소리

보글보글

국 끓는 소리

 

어머니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아버지가 밥상을 편다

 

밑반찬을 밥상 위에 놓자

아버지가 앉는다

그림자가 방에서 나와

밥상의 사각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앉는다

그림자는 액자 속

청년의 얼굴과 꽤 닮아있다

 

티비를 틀자 뉴스가 나온다

가짜 518유공자 명단 공개하라

어머니가 그림자가 앉은 쪽에 숟가락을 놓는다

잠깐 멍하니 있더니 쉽게 등을 돌리고 만다

아버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환한 햇볕에 그림자가 타들어간다

그 자리가 또렷하게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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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하님 반갑고. 좋은 시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참고로, 이곳, 창작시방 규정상 1일 1편이니
한 편씩만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건강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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