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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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4회 작성일 19-05-19 11:14본문
붉은 꽃 푸른 잎이
마주 보며 애태우던 싱그러운 계절도
시계바늘 끝에 뒤척이는 순간의 물결일 뿐
시샘하듯 두드리는 굵은 빗방울에
서로를 묶은 시간의 끈은 끊어지고
분분한 꽃잎 떠내려 보내는
슬픈 그러나 흔들림 없는 잎들은
흐르는 꽃잎을 젖은 눈빛으로 바라만 볼 뿐
움찔움찔 빗방울을 견디는 결기가 푸른 듯 질기다
꽃 떠난 빈자리
철없이 달리는 석류가 여물 때까지
말간 슬픔으로 데운 숨결이
젖은 듯 푸르게 잎맥에 흐르고 있어
몇 번의 비바람과 타는 갈증의 가지 끝에
새벽까치가 남겨둔 붉은 울음
통곡하며 터지는 그 날에야
비로소 노란 서러움 흔들어 낙엽은 지고
낙화와 낙엽, 순서만 엇갈릴 뿐
색을 지우는 시간의 길은 하나
꽃잎 진 5월의 그 길을 잎으로 다시 덮어
이별의 아픔 위에 이별 없는 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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