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에드버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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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530회 작성일 19-05-20 10:33본문
데블스 에드버킷(Devil's Advocate) / 백록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이 문제인데
그러려면 걷든 뛰든 반드시 혹은 반듯이 앞을 향해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겠지
가령, 뫼비우스 띠를 보듯 앞으로 걷다 뛰다 지치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뒷걸음질로 직선으로만 나아가면
그 속도는 더디겠으나 첫 출발점이 확실히 보이므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오히려 쉬울 수도 있겠지
삐딱한 게처럼 옆으로 기어가든 말든 규칙은 애초 정해진 바 없으므로
어느 사실주의를 표방한 그림 하나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이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문제가 없다와 그건 사실과 동떨어졌으므로 문제가 있다로
문제는 같은데도 서로 다른 문제라는 듯 그림엔 정답이 없으니 문제가 안 된다며 분명코 오답인데 그게 왜 문제
가 안 되느냐며 혹은 심사에 문제가 있다며
그 문제는 똬리를 튼 뱀처럼 비비꼬인 제 꼬리를 물고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도중 그 섬엔 동백꽃들 널브러졌을 텐데 하필 그들에게 얼토당토않은 잿빛 옷을 입혔냐며
아마도 그날은 비가 왕창 쏟아졌을 텐데 왁왁헌 그 하늘로 왜 파란 물감을 칠했냐며
그림의 문외한이 가만히 눈여겨보니 여기엔 분명 문제는 있는데 정답이 없다
그 문제는 그림 하나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고
보나마나 그 정답은 오직 신만이 알고 있을 테니
천차만별 사람의 눈엔 정답이 없을 수밖에
그 심통엔 여태 원죄를 품었을 것이므로
결국, 악마들의 심보와 크게 다를 바 없으므로
엊그제 육갑의 고개를 넘은 나도 지구 한 바퀴 돌고 보니
얼핏, 곡선을 걸어온 것 같기도 하고
내리, 직선을 걸은 것도 같은데
이게 무슨 사시司試의 함정도 아니고
간사한 수학문제의 트릭도 아니고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무지 아리송하네요
이 글도 어쩜 시다 아니다 구설수로 떠올리며
시시비비에 휩쓸릴까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스스로 하고 싶은 말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그림이 참으로 아리송 합니다
정답을 놓고도 사람들이 스스로
함정의 아리송을 만드는듯요 ㅎㅎ
일갑을 넘었다면 직선이든 곡선이든
보는데로 정답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써 놓고 한 말씀 더 올렷습니다
'폭삭 속아수다'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문제를 잘 풀수있는 대형 로펌의 억대 변호사를 선임하시는 것은 어떠한지요 ㅎㅎ
자유의지에 맞선 원죄의 죄까지 속속들이 밝혀지지 않을까요 ㅎㅎ
에드버킷의 선을 넘는 데블스가 속아넘어가겠지요 ㅎㅎ
심오한 시 한편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리 유명한 로펌도 판검사도 인간의 범주에 속하므로
제 편에 설 뿐
타인의 죄를 논하기엔 무리겠지요
문제는 사람이므로...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일의 유명한 영화를 한 편 보셨나요?
돌고도는 세상에 육갑도 돌고, 마음도 돌고,
그러나 막 지난 시점은 감각이 있는데 조금 지나면
이것도 저것도 자포자기 입니다.
돌 때로 흐르고 돌아라고,
늘 평안 하심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화는 못 봤네요
그렇지 않습디다
젊은이나 늙은이나 그 생각이 그 생각
저만 옳다하는 것이 어쩜
병이라면 병이지요
미소님의 댓글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럴 땐 그저 내 눈이 정답이다 하면 안될까요? 김태운 시인님, ^^
예술 작품에 대한 모두의 시각이 제각각일 땐 ...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이군요
제주도 도깨비도로 가보셨나요
그래도 제 눈을 믿으시나 보네요
ㅎㅎ
그렇다면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