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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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4회 작성일 19-05-21 16:34본문
담
4월, 볕 좋은 날에 담을 쌓는다.
크고 잘 생긴 돌을 골라 우선 앉히고
모난 돌은 깨트려 아귀를 맞춘다
자잘한 돌들은 보공補空으로 채워진다
돌 틈 사이로 햇살도 자리잡는다
끙!
담은 겨우내 얼었던 몸이 녹으며 와르르,
한곳으로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다시 살아 숨 쉬는 울이 되고자함이다
하나 남은 허허로운 텃밭
내력을 지키려 안간힘 쓰는 것이다
허물어진 등을 타고 고양이가 집나간다
오호라! 노을이 걸터앉는다
슬그머니 감나무그림자가 기대온다
어느 날 풀썩 주저앉아
스스로 돌무덤에 드신 아버지,
.......
담이 없으면 봄볕도 없다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 생각에 울컥하게 되네요
담 쌓는 흑손을 텃밭의 골에 두고 돌무덤에 가셨거든요
담을 잃어버린 도시에 그래도 푸르게 담을 이어가는 담쟁이의 손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좋은시에 한참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