少女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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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lanet005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06회 작성일 19-06-08 00:35본문
태초에 바다가 내 몸 안에 있었는지 몰라요
매일, 水平線에서 구름처럼 떠오르는 천사들
어쩌면, 그리도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을
닮아있는지
먼 곳에서 늘 혼자 천천히 돌며 노니는,
우주의 어린 왕자
나처럼 많이 외로워 보여요
바람꽃이라도 모아 던져볼까요?
푸르게 글썽이며
하늘에 닿은, 저 바닷길 위에
내 눈동자 가득히 그를 담고서
물병자리 소녀
[Memo]
* 사실, 위의 졸글은 조향 시인의 <에피소드>를 감상하다가
파생되는 한 느낌을 그리움의 채로 걸러 써 본 것
열오른 눈초리, 하잖은 입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 와서 사뿐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물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보았다.
― 아이 !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처박곤 하얗게
化石이 되어갔다.
趙鄕 (1917 ~ 1985)
1941년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첫날밤’이 당선되어 등단
부산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양성과 창작 및 저술활동에 전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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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적극적 이미지의 소년과 방어적.소극적 이미지의 소녀 사이에서
전개된 짤막한 에피소드가 그 어떤 환상적인 분위기와 함께
표현되는 반사실적인 묘사라는 점에서 시인이 추구했던,
초현실주의 수법에 충실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혁명적 意識을 지닌 소년이 쏜 총에 의해 고통 대신에
똥그란 바다(新世界)의 환희로 깨어나는,
소녀의 경이로운 意識
구태의연한 세상을 놀래킬만 하다
머릴 처박곤 하얗게 화석(化石)이 되어갈만 하다
60여 년 전에 쓰여진 詩라고 믿기지 않는다
오늘의 그 어떤 첨단을 달리는 詩보다 스마트하다
참신하다
- 熙善,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닉은 사라져도 시는 여전합니다
외로움과 그리움이 공존하는 소녀의 바다를
보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planet0056님의 댓글의 댓글
planet005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인간의 또 하나의 모습이란 생각도 있지만..
아무튼, 시라는 건 시인의 품을 떠난 순간
시인의 생물학적 존재와는 전혀 별개인
완전 독자적 생명의 유기체로 살아가기에..
그래서,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시라는 걸 쓴다는 게
무섭기도 하지만
너덜해진 닉으로 인사드려 죄송하고,
또 감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