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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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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회 작성일 19-06-11 01:14

본문

빈 배


창가에핀석류꽃

 

 

모도리*도 때가 되면 마들가리* 되어

제 몸 하나 지고 가듯

두고 내린 흔적들은 누구의 청람靑嵐*이 될까

 

울멍진* 여름이 기대고 선

어깨 뒤로

소슬한 길이 되똑거린다*

 

투그리며* 애 졸일 것 무엇 있는가

 

도닐다* 가는 세상이어도

젖은 자락 걷어 여명에 내려서면


사로잠*의 윤슬이

귓결로 잡는

책장 넘기시는 임의 기척인 것을

 

그대


흔들리는 빈 배에는

무얼 채우려는가

 

말씀이 그윽하여 바람 맑지 않는가



 note

*모도리 : 빈틈없이 아주 여무진 사람

*마들가리 : 나무의 가지가 없는 줄기

*울멍진 : 크고 뚜렷한 것들이 두드러진

*되똑거린다 : 작은 물체나 몸이 중심을 잃고 자꾸 이리저리 기울어진다

*투그리며 : 싸우려고 으르대며 잔뜩 벼른다

*도닐다 : 가장자리를 빙빙 돌며 거닐다

*사로잠 : 염려가 되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하며 자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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