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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휴지통에 던져질지라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92회 작성일 19-06-12 12:28

본문

시(詩)가 휴지통에 던져질지라도



시(詩)가 버젓이 거리를 활보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천만인의 시(詩)가 되기를 억지로 바라서는 아니 되겠다
A4용지 한 장을 가득 채우려고 해서도 아니 되겠다
아니 반 장이면 족하다 아니 반의 반 장이면 족하다
아니 한 줄로도 읽는 가슴 환하게 밝힌다면 족하다
창가 화단에 발 묻은 회향목을 흔들고 지나가는
얕은 바람 정도의 온기여도 좋겠다
무슨 어려운 말 하나 보태지 않고도 유년의 아랫목
데우던 어머니의 자장가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
접히고 못난 생을 무두질하는 다리미가 되어도 좋겠다
부엌 아궁이에 쟁여 넣은 나무 동강이들이
사위어가듯 그렇게 조용히 재가 되어도 좋겠다
굳이 시(詩)라고 불려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저 저문 마음에 한 줄기 노을이래도 좋겠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보다 오래갈 수 없으므로
한낱 진토인 나를 부수고 또 부수어
빛나는 구절 하나라도 빚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읽힌 후 찢기고 구겨져 휴지통에 던져질지라도,
읽은 구절 외우며 유유히 산책이라도 한다면
참말로 그것만으로도 좋겠다

댓글목록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 시인님 덕분으로
남은 하루의 여백이
저문 마음에 한줄기 노을로
가득 물들수 있길 바래 봅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끔하게 정리된 시가 아니라
휴지통에 쳐 박혀서 나온
얼룩진 시가 마음을 가져 가네요
이런 시는 버려도 얼른 가져가요
버려진 시와 산책하면서 기분 괜찮게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 시인님~^^

Zena님의 댓글

profile_image Ze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아직 초보라 시를 쓴다기보다
글짓기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답니다
선배님들의 글을 보며 많이 배웁니다 ^^*
즐거운 나날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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