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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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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elz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19-06-2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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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놀이


금빛 면류관(冕旒冠)을 지긋이 눌러 쓰고
그리하여, 오직 머리만 번쩍이는
거짓된 얼굴

군중은 이제 완전히 눈치 채었다
그러므로 당분간만 안심하여라
자비로운 시간이 기만을 허락하는 한,
그렇게 웃기는 모습으로
서민(庶民)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부역자들의 환호와 감탄 속에서
가끔은 자신의 빠알간 진짜 얼굴을 두려워하며
초조한 호흡으로 비밀스럽게 오열하는,
야릇한 흉상(胸像)

최후까지 착란(錯亂)의 조각물로 남으려는
비열한 어릿광대의 표정으로
숨 넘어가듯, 연출해 온 무대

표류하는 세월 앞에 억지,
억지, 억지, 흘렸던,
눈물

그리고,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그래,
치사한 조작질과 방만(傲慢)의 희열이
너는 그리도 소중하더냐

철저히 아무 것도 아닌,
두텁게 가려진 낯짝임에도


                                            
- 安熙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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