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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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543회 작성일 19-07-10 09:57본문
군상(群像) / 安熙善
흑백영화 같은 거리의 표정
가로등 하나 둘 켜지고,
여러 갈래 흩어지는 발걸음들
비 오는 화면은
이따금 줄무늬로 덜컹거려
주인공은 아무라 해도 좋았고,
그나마 지금은 쓸쓸한 부재중(不在中)
산산이 흩어지는, 시간의 살덩이들
눈도 귀도 너무 명백해서 탈
그러나, 입은 함부로 탄식하지 말 것 !
슬프도록 이름 없이 비워지는 삶이라도
에누리없이, 제 몫의 시간만큼은
남김없이 쓰고 가기에
[Note]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평생의 삶을 관류(貫流)하는
명백한 흐름은 대체로 괴로움이 주(主)가 된다는 것
(生에 있어 기쁨과 고통의 구성비는 1할10% 對 구할90% 정도)
그리고, 그 괴로움을 낳는 줄기찬 원동력은
아무래도 이루지 못한 소망일 것 같다
어쨌거나
있는 者던, 없는 者던, 땅 딛거나 몸 누이는 한 뼘의 공간과
허기를 채우는 밥 한 술의 이치는 공평한 것이겠고,
또 각자의 生에 주어진 한정(限定)된 시간도 마찬가지
누구나 生으로 허락된 그 시간을 알뜰하게 다 쓰고 가는 것
(자진해서 스스로 生을 반납하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하지만, 저마다 각자는 그 자신이 세상의 중심(中心)인 것이서
각자의 삶은 제일 소중한 것으로 인식(認識)되고
날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그렇게 아둥바둥거리며 평생을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러다가 한명(限命)이 되어 갈 때가 되면,
재벌이나 노숙자나 똑 같이 마지막 한 모금 호흡 끝에
눈을 감는 것엔 또 아무런 차이도 없는 것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분주한 물결을 지켜보니...
나도 그렇고, 다른 모든 이들도 그렇고
유한(有限)한 삶이 내지르는 그 어떤 슬픔, 혹은 아픔
그리고 측은함을 동반한 애틋함 같은 것이
가슴을 가득 메울 때가 있다
어찌보면, 生의 고통이 출렁이는 바다를
정처없이 항해하는 우리들의 얼굴 모습은
모두 다 비슷한 것도 같고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흑백영화같은 거리의 표정에서
남겨진 삶과 흩어져 간 삶의 흔적을 잠시 생각해봅니다
공평한 시간에 비워지는 삶이 슬플지라도
귀하고 소중하다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마음을 다듬어보는 귀한시에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안희선 시인님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시 시인님도 그런 걸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아, 저 사람들은 내 생애 동안 다시는 볼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
아, 물론 그건 저를 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하여, 알 수 없는 그 어떤 연민도 떠오르더랍니다 (연대적 連帶的의미로)
내 생애,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 그 群像
그 모두 각자 자신의 삶이 제일 소중하다고
여기며 살겠지요
- 남이야, 알아주던 말던 말이예요
떠밀리면서, 밀면서 모여사는 여기 人間世上
우리 모두는 이적지 흘러온 그리고 흘러갈 인간들이라는 거
거기에 그 무슨 잘남이 있고 못남이 있겠습니까
그 모두 불쌍한 중생들인 것을..
부족한 글인데
머물러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무명씨님의 댓글
무명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힌트 감사합니다. 엔드레스님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 주시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無名氏 시인님,
- 幽明氏로 부터
무명씨님의 댓글의 댓글
무명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있을유님께서 많이 낮추십니다.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건강상) 산송장이나 진배 없어서..
미리 앞 당겨 幽明이라고 했을 뿐
그 무슨 겸양따위와는 하등 관계가 없습니다
시인님의 좋은 시편들,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시.. 기대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andres001 님
죄송 합니다 저의 무레함을 용서 하십시요
모자라기 때문에 퍽하면 미운 오리 새끼처럼
이리치이고 저리 치이고 하기에 잠시나마
또 내가 비난의 대상인가 하고 무레를 저질렀습니다
사과 드립니다 너그러히 혜량 하시옵소서
모친께선 건강 하십니까? 안부 드립니다
安熙善 시인님!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무슨 별말씀을 달님처럼 하시는지..
殷시인님이 저에게 무례를 했다니요
그런 적 없습니다
괘념치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