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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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396회 작성일 19-07-15 09:34본문
터무니없다 / 백록
터 무늬의 엄니 내지는 어금니 같은 늬마저 니로 돌변한 것처럼
도깨비 같은 요상한 말씨에다 없다가 더 붙어버린 큰갯마을
중문관광단지가 덥석 삼켜버린 그 어귀로 들어서는 순간
보란 듯 '터무니없다'라는 문장이 얼씬거린다
코풀레기 옛집은 물론 허기의 풍경으로 비치던 절간의 흔적조차 없어진지 오래다며
올레는 어느새 신작로가 되고 들길 곳곳은 정체불명의 올레가 되었다며
오멍가멍 살피던 아리랑고개 같은 언덕도 폭삭 사그라졌다며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분칠하고 붓질한 길가엔
난데없는 꼬부랑글씨 간판들 ㄱㆍ득이다
보이는 족족 어르신이며 삼촌이며 불알친구이던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는지
이름 석 자로는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히여뜩헌* 그 속을 헤매던 정신을 겨우 되찾으면
어느덧 저승길로 훌쩍 떠나버렸다고
나처럼 어디론가 숨어버렸다고
당신은 도대체 누구냐고
아차 싶어 주위를 샅샅 둘러보니
나도 이미 거기에 없다
족보엔 아직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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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어: 히여뜩허다. 갑자기 정신이 아득하고 어지럽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터무니 없다!
함께 지켜나가야 할 아름다운 산하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많이 파손되고 뭉개지는 현상 입니다.
어쩔수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봐야하는 마음이란,
누가 후세에 책임을 질런지 안타까운 오늘 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월요일 길운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터 무 니 없다///
그렇습니다. 사실
고향의 흔적도 점점 무늬를 잃어버리는 현실입니다
왜? 이래야만 하는지...
어르신들 강조하던
조냥정신!
그마저...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단지보다는 마을이라는 호칭이 더 좋겠는데..말입니다
제주의 모든 마을이 단지 무늬로 바뀌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1연부터 휘둥그레 눈에 무늬가 새겨집니다
터무니없는 터가 되는 것을 눈뜨고 봐야 하는 제주사람들의
심정이 안타깝기 그지없겠습니다
안타까운 공감 놓습니다 백록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수상작 제목처럼
이도 지나면 눈 살 때 일입니다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코풀레기 옛집 오멍가멍 살피던 고개
정체불명의 올레가 된 그 길을 걷노라면
얼마나 허전할까요
히여뜩헌 안타까움에 같이 머물러 봅니다
제주어 저도 한번 써보고 싶어서
써봤습니다 좋네여~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탈진 고개를 오르멍내리멍 살피던
고개가 어느덧 뻐근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삼다도, 순수의 산야가 희여떡한 터무니로
명분을 바꾸어 가는 어질한 세월입니다
백록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분도 명분 나름이겟지요
점점 산도 가로막고 바다도 가로막는 히여뜩헌 세상으로 갑니다
어질어질, ㅎㅎ
감사합니다
석청신형식님의 댓글
석청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터에서 일년여째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있는 나머지 기간 동안
무늬를 찾아 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