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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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19-07-24 11:21본문
저녁은 온다
나를 오래 기다렸던 횡단보도
길 끝에서 찰토마토 꿀참외 수행 중이다
산지직송 주문처럼 내걸고
벼랑 같은 타이탄트럭 위 가부좌 틀어
골백번 읊어대던 경전 외며
사람들 불러 모은다
‘오늘 하루 눈물깨나 흘렸다면
달디 단 내 몸 가져가
식탁 위 차려놓고 위안하라고’
건너가고 건너오는 순간의 가르침
석양은 붉게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신호등은 숨 가쁘게 깜박이는데
몽매한 중생들은 총총히 집으로 향한다
어둑한 숲처럼 서있던 아파트가
하나둘 불을 켜고
저들도 사력을 다해 자체발광 불 밝히고
그리하여 저녁은 오는 것이다
화두 같은 저녁이 오는 것이다
찰지고 꿀맛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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