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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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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2회 작성일 19-07-29 09:46

본문

의 조짐 / 백록

 

 

천년 전설의 섬이 만년의 꿈을 품고 어색한 날개를 달고 있다

보존의 뼈대와 개발의 살집이 피를 묻히며 벌이는 끈질긴 논쟁

갈수록 등골이 오싹해지는 갈등의 샅바싸움이다

 

현실이든 꿈속이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은 그 자체가 불길한 속담이며

언뜻, 어처구니를 상실한 문체

한때의 도솔천이던 여기는 어느덧 염천 근처

적도의 초록들이 허구한 날

애간장을 끓이고 있다

타들어가는 불길의 기운을 품고

이미, 부글부글

용천의 물과 청정 산소의 갈증을 부추기며

개끝이든 곶자왈이든 그 트멍 트멍

허술한 숨구멍을 메꾸며

 

숨비기꽃 흐드러지던 베릿내 터무니 우영팟

유채꽃 노랗게 노래하던 그 자리엔 어느덧

국적불명의 해바라기들 잔뜩이다

무더위 속을 웃는 듯 비웃는 듯

저들도 저기에 잠시 머뭇거리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겠지

머잖아 저 자리엔 콘크리트의 변이랄까

철근으로 뿌리내린 꽃들이

울긋불긋 피겠지

 

옛 자취를 더듬던 얼간이 구시렁거리는 가운데

얼핏, 쇠달구지 구르는 소리

투덜대다 혓바닥마저 헛갈리는 구르마 

내지는 헬리안투스

수레바퀴 같은 소갈머리들의

저 노란 속내들

 

아!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도 가본지가 정말 오래되었는데
너무 많이 변하고 망가진 곳이 많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잘 보존하면서
개발도 되야 될텐데 옆에서 보시니 더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시 속에 제주도 말이 감칠맛 나게
들어가니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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