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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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0회 작성일 19-08-08 00:50본문
잃어버린 사계/창문바람
눈 녹은 자리는 꽃들이 채웠다
꽃이 피어 아, 봄이구나
바람이 따뜻하여
"아, 봄이구나"
그저 그것뿐
네가 없는 봄은
그저 꽃이 피어 봄이고
그저 바람이 따뜻하여 봄이다
그 자리, 꽃들이 무성해졌다
어느덧 햇빛을 견딜 수 없음에
"이제 여름이구나"
그저 햇빛이 따가워졌기에 여름이다
무성한 꽃들이 허리를 숙였다
나뭇잎들의 색깔은 와닿지 않는다
그저 하늘이 아득해지고 선선하여
"아, 가을이구나."
꽃이 진 자리는 하얀 눈이 채웠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들리는
뽀득 뽀득 눈 부서지는 소리에
"또, 겨울이구나."
꽃의 향과 이름을 물었던 네가 없다
햇살을 함께 맞아줬던 네가 없다
낙엽길을 같이 걸어줬던 네가 없다
첫눈에 좋다며 펄펄뛰던 네가 없다
나 혼자 맞이하는 계절의 시작이 어색하다
너 없이 계절을 보내주는 것이 쉽지않다
마치 사계절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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