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노릇(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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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10회 작성일 19-08-13 09:36본문
왕노릇
하늘시
하늘보좌에 군림하던 해가
어슬렁 아파트 입구까지 걸어나올 때
빗자루는 매달린 먼지를 잠시 뉘어놓는다
경비 아저씨는 신복을 정갈히 갖춰입고
정중하게 등을 구부리며
나오는 왕들을 뵈옵고 연신 고개를 숙인다
아파트 왕궁 어전의 뜰을 거닐며
앞짐지고 산보하는 왕들
어흠 쉬이 물렀거라
행차하는 마차 고개 빳빳해지면
왕의 보좌길 다듬어놓은 아파트 어전 뜰에는
주차된 차들이 일제히 무릎을 조아린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신하는 어전의 뜰을 깨끗이 쓸어놓고
수시로 드나드는 왕들께 신하의 도리를 다하느라 굽신거린다
왕 왕 거리며 모두가 왕이 되고 싶은 왕천지
역모를 꾀하지 않는 신하의 빗자루는
황송하게 모자를 쓰고
만극하게 왕들의 발자국을 정비하고 있다
민심에서 밀려 난 해는
유배지로 숙청되어 붉게 운다
댓글목록
러닝님의 댓글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의 노년의 모습이네요 ㅎㅎ
천박한 인간들의 왕노릇이죠
마당쓰는 아저씨는
이미 세상사 평정하고 내려와서
안빈낙도의 길을 다듬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맑은시 우리 아파트를 보는듯 친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번에 올렸던 글을 수정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우리아파트 경비아저씨 부지런하시고 친절하셔서
영감을 얻어 적은 글입니다
아파트 사시면 쉬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지요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모는 꿈 조차 못 꿀
현실이라...
건강히 일 하시는 분들의
인격만은 온전히 보존되어야 하는데
스스로 인격을 격하시키고도
우쭐하니 참 슬픈 일입니다
왕에 대한 한들이 많아서
그러나 봅니다
더운날 시원하게 보내시구요^^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좁은 경비실에 에어컨 하나 없는 곳에서
박한 월급받고 일하시는데
아버지 뻘 같은 분에게 오히려 왕노릇하는것을 보면
많이 속상합니다
인격만은 보존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공감주셔서 고맙습니다 한뉘 시인님~^^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으로
나가보면 닭장속의 일
인데 왕의 빠빳한 고개
인사를 해도 척추는 굽히지
않는 왕 행세시 , 졸개들 입니다
그 분들의 얼굴에서 항상
저는 아버지가 보입니다
경종을 울립니다
하늘시님
즐건 오후 되셔요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같은 맘이시군요
저 역시 아버지가 보여 가끔 과일도 사다드리고
음료수도 갖다 드리지만
그 분의 인사는 당연하게 생각할때가 많지요
고개숙이는 그분앞에 마치 왕노룻 하는 것처럼요..
반성합니다
경종을 울리는 댓글 고맙습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그 분이 왕이실 줄도 모릅니다
바다같은 마음, 묵묵한 수행의 길, 해탈의 길을 걷고 있는
진정 우리들의 왕일 수 도 있습니다
즐거운 오후 되시길요!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지요
아파트 굳은일을 도맡아 하시는 일에 비해
대접이 너무 박하지요
왕처럼 대접해 주시는 경비아저씨..
그 분들을 왕으로 대접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원한 음료수라도 대접해 드려야 겠습니다
공감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손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