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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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2회 작성일 19-08-25 08:06본문
더는 아니
볕도 하품하는 마당 어귀에 늙은 수탉이 졸고 있다
오봉 밥상에 팥콩을 고르다가 좁쌀을 까부르는 할매
처진 어깨도 노곤해지는, 꾸부정한 하오下午
난데없는 흙먼지가 훅 불어 젖히니
주름진 벼슬도 흔들려
엉겁결 삐져나온 꼬끼오
염치없긴 매양 그대로인데
오늘따라 시주 온 스님도 내친 안주인
데모하다 잡혀간 막내는 더 어른어른 혀
홍두깨질은 지칠 줄을 모르는지라
정지간에 쪼그려서 깨 볶는 새아기 입매무새도
어이 아니 잠글 수 있으랴만
암만 그런들
무심하던 해도 어느새
부로끄 담장 위에 걸터앉아 일수도장을 찍고
빠끔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속 죽인
김金가, 이李가, 박朴가
셋이 한데 앉아 그냥 또 뉘엿뉘엿
한 귀신이 돼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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