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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6회 작성일 19-08-26 10:38

본문

       간이역




어디론가 가야 할 곳을  찾아 들어갔건만

매표소의 직원은 보이지 않는다


헐거운 지갑에서 때묻은 지폐를 만져보지만 선 듯 나오지 못하고 손가락의 근육은 미동적이다


적요한 공간은 더위 속에서도 스산함이 슬핏거리고 굳은 표정의 사람들은 민둥한 마네킹같이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주춤거리며 속에서 우러나오는 냉감과 온감이 교차해 가며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다


어느 해던가 할머니가  주는 개떡 한 조각 또 어떤 때는아줌마가 건네이던  강냉이 한 주먹 더운 여름날 

털보 아저씨가 아이스 하드를 노나주며  한가족같이 어울리던  역장의 안과 밖 

느티나무 아래 벤치엔 아이들이 올라타 내리고 노랑 빨강 꽃들의 웃음소리가 파안이 피어나던 므흣한 정경들을 반추하며 허득허득 밟아 든 간이역

아스라함은 이제  기억의 저 편으로 간 것인지


역장 구석에는

머리끈을 머리에  둘러친 노숙자의 입에서 나오는 하품 소리가 심한 구취와 함께 밀쳐져 나오고

주름살을 방치해 찐하게 패어진 볼살에 찧눌린 얼굴의할매 다리 옆에는 어수선하게 뒤엉겨 

꼭 다물어버린 매무새를한 보따리가 팽개쳐져 있다

젖퉁이 아무렇게나 자리 잡아 삐져나올듯한 젖을 겨우 진정시킨 듯 보이는 아낙네의 옆에는 

치근거리던  아이가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졸고 있고 그 주위에는 비둘기 한 마리가 멋모르게 구구대며 돌아다닌다 

 

땀범벅이 되어 어디론가 가고 싶어 찾아들어가곤 했던

젊은날의 나의 자화상이 머물은 간이역

스쳐지나가던 잠깐의 인연들과 긴 기억들 

나에게 간이역은 첫사랑같이 다가 오는 곳이다


덥덥한 습기 속에 숨쉬기도 버거워 눈을 감고 모든 걸 잊고 가버릴 기차는 여직 오지도 않고 있다

우리의 일상이란 여름을 찾아오는 매미가 땅속에서 기어 나와서  간이역에 잠시 정거했다가  사라져 가버리는 

가벼운 존재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다가오는 시간의 공간을 채우는 무의식의  생태적 작업 

그것의 실상을 존재라하고 이어지면 삶이라 하는가


어수선해지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막걸리와  쉰 땀 냄새를 풍기며 들이 닥치더니 

멀리서 다급한 듯 다가오는 기차 발통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면서

슬쩍하니 들어오는 매표소의 무뚝뚝한 여직원의 영혼 없는 눈길은 갈 곳 몰라 허둥거리는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먼지 같은 밥알 몇 알 넣기 위해 가야만 하는데 

이 역에서

나는 왜 이러고 있는가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이역에서 옛추억에 발목이 잡히셨습니다 ㅎ
역 광장의 후줄근한 삶의 모습들 비둘기도 지쳐 구구거리고,,,
짧은 사랑의 마무리는 굳이 군입대의 변으로 돌리면
믿을사람 있을까요 ㅎㅎ
가는 여름의 뒷켠에서 초가을 간이역의 쓸쓸한 화자의
모습을 봅니다

재밌습니다 러닝님!

러닝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뭔가 꼭 찌르는 예리한 통찰력을 가진
주손시인님께 헛점이 노출 되었는지
두리뭉실 답변하고 갑니다 ㅎㅎ

좋은하루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주손시인님~`^^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이역에 젖퉁이에
심사는 할머니의 나물이고
누구의 심사인지
시심이 신들린듯 한
러닝성님이 아니신듯 합니다
간이역은 쑥떡을 먹는 듯 합니다
참 멋지십니다
늦었지요
이틀 몸살을 안아 죽을 뻔 했습니다
러닝성님
 댓글달려고 올립니다
낼 뵈요^^^

러닝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 보이시길래
뭔 일인가 했습니다
몸살이시군요
몸을 잘 건사하여야 하는데 잔병들이
조금씩 있으시군요
나름 걱정이 되고 있지만
생각 뿐이죠
빠른 회복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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