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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쓴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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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2회 작성일 19-08-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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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쓴 비망록


서울역 노숙자의 뇌세포는
세로토닌이  지배한다
세로토닌은  빈 소주병이 정복했다

빈 소주병이 헤쳐 모여
천국으로 가는 사다리를 놓는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간  노숙자는
천국에 나무를 심는다

뭉실뭉실 자란  천국 나무의 곁가지는
노숙자 쉼터에 손을 뻗는다

곁가지 손바닥에 편지를 쓰는  노숙자

운명적으로 이세상에 나와
본능적으로 사랑하고
이성적으로 헤어졌습니다
잦은 왜바람이  망각에 취하고
가을 햇살의 사색이  천갈래로 비산하자
내 인생은
이상적으로 걸음을  걷고
추상적으로  꿈을 꾸고
양심적으로  시를 썼습니다
이제  막다른 골목에서 뒤를 돌아 보니
헝클어진 내 인생은
관념적으로  술을 마시고
망상적으로  수음하는
고독한 상흔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작은 별빛이  되고저 합니다
부디 거둬 주옵소서.....

곁가지 손끝의 e메일이  하늘로 전송된다
궤도를 이탈한 채  바스락거리는
오로라 한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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