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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은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31회 작성일 19-08-31 10:44

본문

이른 가을,
갈빛의 평화로운 추락은
다시금
오르기로 정한 파란 나무를
쳐다보게 했다

빨간 유니폼의 집배원은
내 하루의 연속이
반복재생이 아니었음을
알리는 하얀 통지서를
우편함에 꽂아두고 가고

나는 현주소를 확인하고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비겁해지지 않겠노라고

해무와 안개가 걷히고
청명한 가을 하늘을
기다리는 이 자리에서
끝내 오르지 못할 나무라도
낙엽이 되기까지
그저
남아있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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