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다 파밀리아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2회 작성일 19-09-03 13:48

본문



어쩌면 내가 그 아이들을 외면하고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그 아이들의 쌓인 뼈로부터 노인은 왜곡된 하늘과 융기하는 땅, 한없이 색채를 탕진하고 있는 버섯을 거대하게 피올렸다. 그 앞에서 초록색 낡은 군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엎드려 죽어 갔다. 등뼈가 드러난 꼽추 개들이, 그들 사이를 오가며 땅에 고인 피를 핥았다.


창백한 계단은 몇 번의 붉은 운무를 숨죽여 울었을까? 


저 높은 데서 시취를 요리하고 있는 아이 잃은 어머니. 펑! 펑! 부풀어 오른 아이 뱃가죽이 폭발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 왔다.


첫번째 안개가 몰아닥친 지 한나절 후에야 섬이 떠 올랐다.


나는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기보다, 노인이 발을 끌며 얼어붙은 땅을 조금씩 자신의 안으로 옮겨 가는 것을 보았다. 참을 수 없이 투명한 빈 병 안으로 노인이 삼켜졌다.


노인이 바로, 스펙트럼을 이루는 여러 빛깔들 사이 보이지 않게 흐느끼는 단절이었다. 초록빛과 파랑빛 사이에서 신호등이 켜 졌다. 노인은 잠시, 평행선 앞에 멈춰 서서 연필을 들었다.


때가 낀 노인의 손톱이 핑그르르 돌기 시작하였다. 바다가 되어 버리기에는 너무 빛나는 창백함을, 옛이야기가 되어 버린 내게 조근조근 일러 준다.


아이들의 녹아 내리는 골수 속에는 황금빛 풍뎅이들이 바글바글 모여 살았다.  그 곁에 재재바르게 움직이는 도마뱀들이 수백년 묵은 돌을 쌓았다. 초록풀이 담장이 되었고, 둥그런 녹슨 포탄들은 도마뱀들이 낳아 놓은 알이 되었다.


불어 오고 불어 가는 바람의 끝이었다. 날 선 바위들이 거기 모여 산다. 꿈 꾸지 않기에 깊은 잠 속에서도 비린내가 선홍빛 느꺼움을 압도하고 있는 그곳. 그들이 땅 위로 다시 내려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나는 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256건 6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390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3-02
33905
인생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3-02
33904
멜팅팟 댓글+ 3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3-02
3390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3-02
33902
떡라면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3-02
33901
가오 댓글+ 2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3-02
3390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3-02
33899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3-02
33898
울봄 댓글+ 2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3-02
3389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3-02
33896
지금 이 시간 댓글+ 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3-02
33895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3-02
338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3-01
33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3-01
33892
봄의 기슭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3-01
33891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3-01
33890
3월의 담벼락 댓글+ 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3-01
33889
봄 맞이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3-01
33888
3월의 출발 댓글+ 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3-01
33887
조선의 태양 댓글+ 2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3-01
33886
삼일절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3-01
33885
유년의 뜰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3-01
33884
콜센터 댓글+ 1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3-01
33883
바람이 분다 댓글+ 1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3-01
33882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3-01
33881
풍류 댓글+ 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2-29
33880
개울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2-29
33879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2-29
33878
회귀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2-29
33877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2-29
33876
Happy Birthday 댓글+ 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2-29
33875
봄과 어머니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2-29
33874
처음 그대로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2-29
33873
숙면 댓글+ 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2-29
33872
허기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2-29
3387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2-28
33870
겨울 커피 댓글+ 2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2-28
33869
봄나무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2-28
33868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2-28
33867
전화2 댓글+ 2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2-28
33866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2-28
33865
나르키소스 댓글+ 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2-28
33864
문체 연습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2-28
33863
일상 댓글+ 2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2-28
3386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2-28
33861
걱정되는 일 댓글+ 2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2-27
33860
치매 댓글+ 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2-27
33859
먼동이 틀 때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2-27
33858
골목길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2-27
33857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2-27
33856
술이란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2-27
33855
많이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2-27
3385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2-27
33853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2-26
33852
저녁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2-26
33851
봄의 여행자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2-26
33850
뜸 들이기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2-26
33849
얼굴 댓글+ 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2-26
33848
겨울 탈출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2-26
33847
정월 대보름 댓글+ 2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2-26
33846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2-26
33845
태극기 댓글+ 2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2-26
33844
봄이 오네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2-26
33843
이별은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2-26
3384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2-26
33841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2-25
33840
이른 봄비 댓글+ 1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2-25
33839
천수만에서 댓글+ 2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2-25
33838
일요일 아침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2-25
33837
아지랑이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2-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