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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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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5회 작성일 19-09-06 11:38

본문







유채꽃밭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그 아이 고이 접힌 미간에 두 개의 강물이 서로 교차하여 흘러 갔습니다. 


나는 그 아이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하구(河口)로 하구(河口)로 흘러가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였습니다.  


폐렴으로 무너지는 내 봄 안에서 형체를 얻어 가는 뜨거운 포말들, 싱싱한 줄기들을 즈려밟고 나는 유채꽃밭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저렇게 닫혀진 바다를? 빨간 살점이 묻은 자리마다 저렇게 뜨거운 표정들을? 떠오르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바람을?


노랑색과 청록빛의 직선으로 분해되어 가는 그 아이를, 유채꽃들이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까닭 없이 발이 아파 왔습니다. 나는 또 길을 잃었습니다.  


빛이 산란하여 아이는 마치 스팩트럼처럼 품 안에 온빛을 다 끌어안다가 일곱가지 색깔로 폭발하고 있었습니다. 


유채꽃밭 한가운데, 비바람에 쓰러져 가는 낡은 원두막이 있었습니다. 


어느 새 봄이 다 이울고 있더군요. 저렇게 파란 이름도 그것을 거두는 상냥한 품안도 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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