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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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60회 작성일 19-09-09 09:55본문
가을에 쓰는 편지 / 安熙善
오랜 세월 끝에서
떠나기 망설이는 지난 여름의 자취는
눈동자 가득 배어든 달빛에 실려
누리는 고독 속에 슬픈 몸을 잠그고,
마른 풀잎 사이로 꼬꼭 채워진 귀뚜라미
소리, 소리, 소리......
한 가슴 여미며 소스라치게 튀어나와,
아름다운 추억과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을
깊은 밤의 이슬로 삭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나의
행복한 시절이 오히려 지금이라 말하는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오직 밤하늘의 깊은 별만이 알 것 같습니다
아, 나는 오늘도 얼마나 여러 번 밤에 잠을
깨어야 할까요
꿈 속에 보이는 것이 당신의 모습이 아닌데도
차가운 침묵 속에 아스라이 다가오는
이 밤의 적막은 당신을 닮아가고
퍽이나 예의바른 나의 언어는
그것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나 이미 권태로운 소망도 없건만,
또 한번
당신을 생각하기 위하여 바람에 부치는 울음,
아니 오래 전에 화석(化石)이 되어버린 모진 그리움을
이 밤의 푸른 장막을 향해 칼처럼 내던집니다
무엇이 날카로운 소리로 당신을 놀라게 하는지,
묻지도 않고......
흔히 일컬어지는 세월은
당신과는 달리 일컬어짐을 알고 있기에,
행복과 고난이 깃든 이 밤에
가을처럼 편지를 씁니다
사랑과 원망의 두 음(音) 사이에 놓인
휴식처럼,
나의 음정(音程)을 당신께 울립니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네요
라스트가 조금 아쉽네요
사랑과 원망 사이를 걷는 별빛이
당신이란 걸 이제야 나는 말하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신곳은 태풍 피해는
없으셨습니까? 걱정 됐습니다
모친 님께선 건강 하십니까?
안부 드립니다
구구절절 사연 깃든 가을 편지를
잘 감상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한표 추천 드리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安熙善 시인님!~~^^
andres001님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고 보니..
消印도 안 찍힌 가을편지를
쓴 거 같네요
- 수취인 불명이기도 하지만
머물러 주신 브르스안 시인님,
殷 시인님
고맙습니다
이제 며칠 후면 추석이네요
즐거운 한가위 되시구요..